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확실하게 잡아둘 자리

제9보(125~144)


필자는 이 바둑이 두어지던 날 온종일 홍익동 한국기원에 있었다. 최철한이 강수로 일관하는 것을 보면서 공연히 속을 끓이고 있었다. 유장하고 두텁게 두는 창하오를 상대로 맞이한 터이므로 강수로 표독하게 두는 것이 가장 유력한 작전일 수도 있겠지만 글쎄…. 가위바위보에서 가위가 보를 이기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간 예리하지 않으면 보가 가위를 둘둘 말아 버릴 수도 있는 법. 월간바둑 편집장 이성구가 필자에게 물었다. “기질상 창하오가 최철한을 못 이기겠지요?” “그렇지도 않아.” “지난번에 박영훈이 조치훈을 못 이길 거라고 정확히 예측하시더니 이번에도 최철한이 못 이길 거라는 얘긴가요?” “꼭 그렇다는 건 아니지. 하지만 창하오의 내공이랄까 염력(念力)이 철한이를 어떤 부분에서는 분명히 압도하는 느낌이야.” “철한이나 철한이의 아버지가 들으면 섭섭해하겠네요.” 흑31은 다소 어설픈 수. 참고도1의 흑1로 확실하게 잡아둘 자리였다. 서봉수는 참고도1의 흑1 이하 7로 흑이 무난히 이긴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세돌은 흑이 참고도2의 흑1로 하변을 확실히 잡아두는 것도 일책이라고 말했다. 백2면 흑3으로 솔솔 나와 결코 잡힐 말이 아니라는 것. 백44의 파괴력이 어느 정도나 작용하느냐가 승부가 되었는데…. (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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