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7월 9일] 인도의 파업

인도 집권 여당인 국민회의당이 지난 6년간 재정지출을 대폭 늘리면서 재정에 구멍이 생기자 유류보조금제를 철폐하기로 했다.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반면 나쁜 소식도 있다. 명목상으로는 자유주의를 지지하는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이 지난 5일 좌파 동맹들과 공산주의자들까지 끌어들여 12시간 시한부 총파업을 벌였다. 벌써 시행됐어야 할 재정개혁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야당은 "정부가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유류보조금을 삭감하고 유류가격 인상을 방관함으로써 인도인들을 굶겨 죽이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즉시 보조금제를 환원할 것을 촉구했다. BJP는 이번 파업이 정치적으로 유리한 행위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국민회의당은 세계시장에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퍼주면서 수십년 동안 정권을 유지했다. 인도가 아시아의 가난한 변방 국가에 머무는 동안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비상했지만 자리 보전에 급급했던 정치인들은 이런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인도는 1991년 파산하게 되자 세계시장에 문호를 개방했다. 그러나 정권은 모두 개혁을 뒷전으로 여겼고 현 집권당도 국가통제주의로 회귀했다. 사회복지에 돈을 쏟아부은 결과 재정적자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6.6%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정부 채무는 GDP 대비 80%로 늘어났다. 디젤유나 가정용 가스에 적용하던 보조금제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재정 출혈을 막겠다는 용기 있는 행동이다.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인도는 에너지 보조금으로 50억달러를 지출했다. 보조금제도를 폐지하면 공공부채를 줄이고 다른 용도에 돈을 사용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연료를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많은 나라들이 연료보조금제를 폐지했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파업을 벌이는 것은 구경도 하지 못했다. 집권 여당은 가정용 가스는 부분적으로만 보조금제를 철폐한다고 말했다. 또 국영 에너지 회사의 민영화 방침도 밝히지 않았다. 여당은 여러 해에 걸쳐 보험ㆍ은행 산업의 외국인 소유 한도 확대를 검토해왔다. 그러나 최근 도하라운드를 무력화시키고 보호주의로 돌아갔다. 만약 BJP가 이런 결정에 제동을 걸지 않는다면 인도는 자본은 물론 일자리와 경제적 번영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BJP는 또 선거를 통해 또 다른 종류의 파업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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