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은 올 한 해 우리 사회를 관통할 시대정신으로 '시프트(SHIFTㆍ변화)'를 선정했고 특히 무역 분야에서 무역구조 개혁(Trade Reform)을 서둘러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다. 서울경제신문의 이 같은 제언은 관세청이 11일 내놓은 '2011년 수출입 동향' 보고서와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무역 향후 10년' 리포트와 궤를 같이한다. 서울경제신문은 시프트 신년기획을 통해 "미국ㆍ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 비중이 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신흥시장 발굴에 적극 나서는 등 무역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관세청은 이날 보고서에서 "전체 수출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51%까지 늘어났다"며 "신흥국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권역별ㆍ국가별로 특성에 맞는 전략적 수출계획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신흥국, 미래의 수출동력=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 규모는 5,565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나타냈으며 이 중 신흥국에 대한 수출은 2,835억달러로 전체의 51%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신흥국에 대한 수출 규모(2,350억달러)보다 20.7%나 늘었다. 신흥국 수출의 선봉장은 중국ㆍ인도ㆍ러시아ㆍ브라질 등 브릭스(BRICs)와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이었다. 지난해 중국에 대한 수출은 1,342억달러로 2010년(1,168억달러)보다 14.9% 늘었고 브라질은 같은 기간 77억달러에서 118억달러로 52.5%나 급증했다. 아세안에 대한 수출도 같은 기간 531억달러에서 719억달러로 20% 이상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1998년 IMF 외환위기 때와는 사뭇 다르다. 외환위기 때는 경기침체에 빠진 동남아ㆍ신흥국보다 미국과 EU에 집중하는 수출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로 삼았다. 하지만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이후 미국 경기둔화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상대적으로 경기회복이 빠른 중국ㆍ아세안ㆍ중남미 등 신흥국으로 수출 전선이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무역 패러다임 변화=1960~1980년대 압축성장 시기에 주요 수출국이었던 미국과 EU에 대한 수출 비중이 쪼그라들고 있다. 1995년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3%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10.1%까지 떨어졌다. EU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14.3%에서 10.0%까지 뚝 떨어졌다. 일본도 13.6%에서 7.1%까지 감소했다. 일본에 이어 미국과 EU에 대한 수출 비중이 자칫 잘못하다가는 한자릿수로 떨어질 상황에 처해 있다.
이에 대해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무역 1조달러 달성 이후 한국 무역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려면 아시아 시장, 이슬람, 인구고령화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에 인도와 일본을 합하면 오는 2020년 아시아 3개국이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3%에 달해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전체를 합한 31.3%와 대등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중국 등 신흥국이 그동안 선진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글로벌 제조공장'의 역할을 했지만 앞으로는 제조와 소비가 공존하는 형태로 바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아시아 중산층이 세계 소비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국제금융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10년 세계 경제와 무역의 자전축은 아시아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신흥국인 이슬람 인구도 2020년 약 19억명으로 세계인구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이슬람은 단순한 종교가 아닌 강력한 규범체계를 바탕으로 한 생활양식이자 문화로 작용한다"며 "무슬림의 증가는 식품ㆍ화장품ㆍ의약품시장의 확대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