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코스닥 수급 불안 부작용

외국인 조세회피지역 투기성 자금 유입<br>버진·케이먼 아일랜드등 순매도 비중높아<br>단기자금 급속유출땐 시장 침체 부를수도

코스닥시장에서 활동하는 외국인투자자금의 20%는 조세회피지역에 근거를 둔 ‘국적미상’으로 드러났다. 통상 조세회피지역의 자금은 투기적 성향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이들 자금이 최근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켜온 주범 가운데 하나로 주목된다. 증권 전문가들은 “현행 법률상 이곳 자금들은 국적추적이 불가능하다”며 “과거의 사례를 감안할 때 ‘검은 머리 외국인’들의 상당액 자금이 조세회피지역을 기반으로 움직였었다”고 지적했다. 이들 자금이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종목’이란 미명아래 주가조종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해지펀드 비중, 거래소 2배= 금융감독원이 최근 집계한 ‘코스닥시장 외국인 매매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한달간 외국인투자가들이 이 시장에서 거래한 총 매매대금은 1조5,0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조세회피지역인 케이먼아일랜드와 버진아일랜드에 근거를 둔 자금이 외국인 매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1%(3,190억원)에 달했다. 주목할 것은 조세회피지역 자금의 거래가 유독 코스닥시장에 집중돼 있다는 점. 이 기간동안 거래소시장에서 조세회피지역 자금이 차지한 매매비중은 9.7%(2조6,641억원)에 그쳤다. 이들 무국적 외국인 자금이 코스닥시장에서 훨씬 더 파괴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 시장이 거래소 시장에 비해 훨씬 낙폭이 컸던 것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공세가 주요인 가운데 하나”라며 “무국적 외국인자금의 무차별적인 주식매도가 투매를 촉발시키거나, 악순환의 연결고리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5월 첫 장을 453.47포인트로 시작했던 코스닥지수는 5월말 400.92포인트로 마감, 한달새 낙폭이 11.58%에 달했다. 반면 종합주가지수는 월초 862.84포인트에서 월말 803.84포인트를 기록해 6.83% 하락에 그쳤다. 낙폭 만으로도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에 비해 두배가량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수급 악화시, 시장불안 불가피= 시장 전문가들은 “조세 회피처를 국적으로 한 헤지펀드의 활동 비중이 높아질수록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렇지 않아도 매수기반이 취약한 코스닥시장에 자칫 위험성만 잔뜩 부각시킬 경우 수급불균형이 더욱 불거질 것이란 이야기다. 이와 관련, 금감원이 집계한 자료에선 케이먼아일랜드에 근거를 둔 자금이 5월 한달간 353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해 이 기간동안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의 29.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조세 회피처가 근거지인 펀드 중에는 물론 장기펀드도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지난 5월 글로벌 3대 악재(미국 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 유가 급등, 차이나 쇼크)가 불거지면서 투기적 성향이 강한 헤지펀드 자금이 많이 들어와 있던 코스닥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라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