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벼랑 끝에서 물러선 GM

뉴욕타임스 9월 27일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전미자동차노조(UAW)는 26일(현지시간) 이틀간의 파업을 종료하고 퇴직자 건강보험에 대한 협의를 이뤄냈다. 이것은 노사 양측이 이번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UAW는 이번 협상안을 투표에 부치고 포드와 크라이슬러 측과도 협상할 예정이다. 미국의 자동차 노사는 이제 아시아 자동차업체들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미국 정부도 구름처럼 솟아오른 건강보험 문제를 자동차업계뿐 아니라 미국 산업 전반의 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GM과 UAW가 짊어져야 하는 짐은 무겁다. 지난 2년간 시장 점유율 하락과 실적부진으로 120억달러의 손실을 낸 GM은 퇴직자 보험금으로 부담해야 하는 500억달러를 덜어내는 일이 절실하다. UAW는 이번 협상에서 건강보험을 노조가 운영하는 펀드로 돌려 자금을 충당하는 것에 잠정 합의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UAW 측은 합의의 대가로 UAW에 가입한 GM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보장하는 약속을 사측으로부터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GM이 겪은 수난은 한편으론 자업자득이다. GM은 미국인이 원하는 차를 생산하지 않고 원료 효율성이 낮은 SUV 차량 생산에만 주력해 고유가를 감당하기 힘든 소비자들의 부담만 늘려왔다. 하지만 GM과 UAW는 시대변화 속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퇴직자 보험 패키지가 처음 만들어진 40년 전 미국 차 시장은 거의 독점적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글로벌화 속에서 아시아 등 외국 회사들이 물밀듯 미국으로 진출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들은 무노조의 미국 남부에서 젊은 피들을 노동시장에 대거 채용해 GM과 UAW에 타격을 줬다. 이는 미국 자동차 노조를 비난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하는 길은 결국 회사가 미국인이 원하는 차를 만드는 것이라는 의미다. 아울러 노조 측은 회사가 아시아 회사들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협심해야 한다. 모든 변화가 뼈아프지 만은 않다. 연장근무 금지와 같은 낡은 제도를 바꾸는 것이 비용절감의 출발점이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미 정부 당국은 UAW의 보험뿐 아니라 미국 전체의 국민건강보험도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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