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 아파트 가격파괴 바람

아파트도 가격파괴 시대. 주택보급률 120%와 장기불황 등이 겹친 일본 주택시장에서 최근 아파트 가격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소비침체로 인해 원가절감이 화두로 부상하면서 아파트 시장에도 고품질의 주택을 누가 더 싼 값에 분양하는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건설산업연구원 김민형 연구위원은 19일 일본의 경우 디벨로퍼(부동산개발업체ㆍDeveloper)를 중심으로 주택 가격파괴가 시작되고 있고, 대형 건설업체(제네콘ㆍGenecon)의 역할과 범위가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국내 주택ㆍ건설시장 역시 머지 않아 일본과 같은 비슷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국내의 대다수 주택건설 업체들은 현재의 분위기에 안주하고 있는 것 같다”고 경고했다. ◇아파트 가격파괴 시작=원가에 근거해 분양가를 산정하는 전통방식이 무너지고 있다. 원가방식은 재료비ㆍ노무비ㆍ경비ㆍ수익률 등을 총 합산해 분양가를 산정하는 것을 칭한다. 최근 일본은 역산(逆算)방식으로 분양가를 산정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의 소득수준과 경쟁업체 등을 고려, 먼저 가격을 산정해 놓고 그 범위에서 각종 경비를 끼워 맞추는 식. 이렇다 보니 비슷한 품질의 주택도 가격이 10% 이상 차이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경비를 줄이기 위해 디벨로퍼 업체들은 제네콘 업체에 일괄 시공도급을 주지 않고, 각각의 전문회사에 나눠주는 분리발주가 크게 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경쟁업체보다 한 푼이라도 싸게 공급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일본 주택시장에 퍼져있다”고 설명했다. ◇제네콘 역할 축소, 중견업체는 M&A 열풍=개발ㆍ시공이 분리된 일본의 경우 건설업체가 시공을 맡는다. 그런데 아파트 가격파괴, 수주물량 급감 등이 겹치면서 대형 건설업체들이 중견 건설업체 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영역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ㆍ중견 업체는 대형 업체에 맞서 싸우기 위한 일환으로 M&A에 적극적이다. 실제 미야자키현의 히가시건설과 닛세이건설의 합병, 나가사키현의 타쿠시마건설과 다이이시건설 등의 자본ㆍ업무제휴 등 중견업체간 합종현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김민형 연구위원은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와 중견업체의 M&A가 주택ㆍ건설업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며 “아울러 전통 일본 건설산업 방식도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관련기사



이종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