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자본 '해외로…해외로'

유코스사태로 사유재산 침해우려 확산<br>"올 유출액 80억~85억弗로 늘것" 전망

석유재벌 유코스그룹에 대한 러시아정부의 강경책으로 러시아 자본의 해외유출이 가속화하는 반면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여건은 악화하고 있다. 유코스 사태로 러시아 정부가 사유재산을 침해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게르만 그레프 러시아 경제장관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의 자본유출액이 지난해 29억달러에서 올해는 80억~85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5일 보도했다. 그레프 장관은 “올해 러시아 자본의 해외 유출규모가 당초 중앙은행이 예상한 65억달러를 훨씬 웃돌 것”이라며 “이 같은 고질적인 자본유출현상은 오는 2006~2007까지도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자본유출이 가속화할 경우 러시아 경제는 투자부진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HSBC의 필립 풀 신흥시장 수석연구원은 “러시아 기업들이 해외로 빼돌리는 자금규모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국내 투자 및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에 대한 신뢰가 추락함에 따라 러시아 채권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올해 JP모건의 신흥시장채권지수는 1% 상승한 반면 여기에 포함된 러시아 채권가격은 1.1% 하락했다. 이에 따라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은 러시아 경제가 석유수출증가에 힘입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럴 경우 러시아는 경제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이처럼 러시아 자본의 해외유출이 늘어나고 국제금융시장에서의 평가도 악화된 것은 유코스 사태로 러시아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3일 유코스가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산동결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으나 하루만에 다시 이를 백지화했다. 러시아 법무부는 4일(현지시간) “유코스가 임직원 급여 및 원자재 구매 등을 위해 자금을 지출할 수 있도록 허용한 조치는 법적인 근거가 없는 것으로 철회한다”면서 “유코스 계좌로 들어오는 자금을 모두 압류해 체납 세금을 갚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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