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EU 항공산업 CO2 배출권 거래제 갈등

EU "반드시 도입" 주장에 中 "에어버스 여객기 주문 취소" 맞서


항공산업에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둘러싼 중국과 유럽연합(EU)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에어버스와의 여객기 주문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자칫 양측간의 무역분쟁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홍콩에어라인과 에어버스가 체결한 38억달러 규모의 A380 여객기 거래를 저지하고 나섰다"며 "에어버스는 원자바오 총리가 이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이번 항공기 거래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EU가 항공산업을 이산화탄소 배출 거래제도에 포함시킴에 따라 중국 항공기업체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항공여객 수요가 날로 팽창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선 이산화탄소 배출 거래제가 당장 도입될 경우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떠안게 된다. 실제로 중국항공운송연합회(CATA)는 이 제도가 적용될 경우 중국 항공산업에 내년에만 1억2,600만달러 규모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은 일찍부터 EU의 이 같은 움직임이 주권 간섭에 해당할 뿐 더러 항공산업 표준에도 위배된다고 비난해왔다. EU측은 그러나 중국정부의 반발과 무관하게 이산화탄소 배출 거래제는 반드시 도입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코니 헤더가드 EU 기후위원장은 "우리의 현재 계획을 수정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못박았다. 결국 중국의 복수전략과 EU의 확고부동한 입장 사이에 낀 에어버스만 발을 구르고 있으며, 원 총리가 원만한 해결을 이끌어낼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에어버스는 중국 정부가 에어버스 구매를 지속적으로 반대하고 나설 경우 최근 우위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수주전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항공산업과 별개로 중국은 유럽 경제와 유로화에 대한 확고한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어 향후 어떤 입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원 총리가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유럽의 경제 발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중국은 유럽 국채시장의 장기투자자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는 또한 "지난해 87억달러 규모였던 헝가리와의 교역량을 오는 2015년까지 200억달러 규모로 늘리는 한편 헝가리 화학산업에 10억달러를 투자하고 헝가리국채 매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내년에만 29억달러 규모의 복지 예산을 삭감할 예정인 헝가리에게 중국의 이러한 투자는 거대한 안전망(safety net)과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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