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GS샵의 '덴마크 유산균 이야기' TV홈쇼핑 방송 현장. "우리 몸의 면역 세포 중 70%가 있는 장을 관리해야 한다. 유산균 증식과 유해균 억제,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프로바이오틱스"라는 쇼호스트들의 설명이 이어지자 전화 상담원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상품을 구매하기에 앞서 미리 알아보려는 고객 전화가 쇄도했기 때문이다. 이날 60분간 방송 결과는 '완판'(완전판매). 시작한 지 40분여 만에 상품이 동났다.
GS샵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론칭한 덴마크 유산균 이야기의 경우 한해동안 50억원 이상 팔렸다"며 " 14회 매진을 기록하는 등 엄청난 호응을 얻고 있어 비슷한 상품 판매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장' 건강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늘면서 프로바이오틱스를 앞세운 발효시장이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들 상품이 온·오프라인에 상관없이 불티나게 팔리자 해당 기업들도 신제품 출시에 앞다퉈 나서며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3일 G마켓이 최근 한 달간(3월22일~4월21일) 어린이·청소년용 유산균 제품의 판매현황을 조사한 결과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6% 급증했다. 미용보조식품 용도의 유산균 제품 판매량도 163% 크게 늘었다. 경쟁사인 11번가도 마찬가지로 올 들어 21일까지 유산균 상품 매출이 160% 증가했다.
이처럼 프로바이오틱스를 중심으로 한 발효상품이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유익균을 섭취해 장을 건강히 유지하는 게 면역력 증대는 물론 아토피 예방, 여성 다이어트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빠르게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Pro)와 바이오틱스(Biotics)의 합성어인 프로바이오틱스가 장 건강 챙기기 대명사로 부각되면서 관련 상품들은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팔 정도다. 프로바이오틱스란 유산균과 비유산균을 포함해 건강에 좋은 살아있는 균을 의미하는 말로, 세계보건기구(WTO)는 '충분한 양을 섭취했을 때 건강에 좋은 효과가 있는 살아있는 균'으로 정의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유산균이 장까지 살아남아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들이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제품 주문 때 유산균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아이스박스로 포장해 배송하고 있는 점도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바이오틱스로 대표되는 발효제품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자 관련 기업들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대표 발효유 기업인 야쿠르트는 2012년 10월 출시한 '세븐'이 1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자 지난 14일 후속타로 '세븐 시크릿'을 내놨다. 세븐 시크릿은 천연 허브 발효액을 함유한 프로바이오틱스 발효유로, 비타민 D3도 첨가해 칼슘 흡수력을 높였다. 또 기존 제품인 '세븐 엘더 플라워'도 1,000억 마리의 프로바이오틱스에 발효한 엘더 플라워, 비타민 D3 등을 더해 리뉴얼했다.
윌·쿠퍼스·세븐·쿠퍼스 프리미엄 등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지난해 발효유 매출액만 7,322억원을 올린 야쿠르트는 앞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마시는 형태가 아닌 캡슐이나 분말로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함께 '듀오락'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쎌바이오텍도 하반기 2~3종의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또 대상웰라이프가 지난 14일 '피부생생 락토프로바이오틱스'를 출시한 데 이어 LG나 CJ 등도 신제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효유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12.6%에 이르는 등 관련 시장이 폭발하고 있다"며 "절대 강자인 야쿠르트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 춘추 전국시대가 예고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