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국-일본 정상회담] `일본 추가부양책' 최대 관심사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29일부터 6일간의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이번 미국 방문은 나카소네 야스히로에 이어 12년만에 이뤄진 것으로 3일 열릴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선 주로 일본 경제회복 진작 방안과 양국간 통상마찰 해소 문제 등이 폭넓게 협의될 예정이다 논의의 촛점은 추가 경기대책과 추경예산 편성. 오부치 총리는 『일본 정부는 이미 대규모 추경 예산을 편성, 재정 확대를 통해 내수경기 진작에 나섰으며 이로 인해 경기는 바닥을 치는 과정에 있다』며 추가적인 경기활성화 조치에 대해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사카이야 다이치 일 경제기획청 장관도 구조조정 등 다양한 조치를 우선 취할 것이라고 강조, 추경예산 편성이 필수사항이 아님을 시사했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의 경제지표가 심각한 상황에 있다는데 있다. 30일 총무청 발표에 따르면 3월중 완전실업률이 4.8%로 사상 최악의 기록을 나타냈다. 일본의 장기적인 경제불황의 여파가 매우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 이같은 실업률은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미국의 4.2%에 비해 무려 0.6% 포인트가 높은 것으로, 작년 12월 처음으로 양국간에 실업률이 역전된 뒤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한마디로 잘 나가는 미국, 주춤대는 일본의 현실을 잘 드러내주고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미국과 유렵연합의 추가 부양책 마련과 추경예산 편성 요구 압력도 부담이다. 이번 주초 끝난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 잠정위원회는 일본의 경기대책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오부치를 수행중인 노다 다케시 자치청 장관은 『실업난 타개를 위해 5월에 새로운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추가 경기부양책까지는 아니더라도 추경예산은 고려할만 하다』고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오부치의 발목을 잡을 또 하나의 쟁점은 64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 무역흑자. 윌리엄 데일리 미 상무장관은 미국이 오랫동안 일본의 시장개방과 경제활성화 대책을 촉구해 왔지만 어느 부문에서도 만족할만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 정상회담에서 무역역조 시정 요구를 강력히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데일리 장관은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통신부문 개방 진척 상황 검토 외에도 양국간 금융 서비스, 에너지, 주택, 의료기기 및 의약 등 여러 부문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일리 장관은 또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미국이 아시아 상품을 상당량 흡수해 지역 경기회복에 기여했다며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일본도 내수진 작을 통해 그같은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부치 총리는 이에 대해 『일본이 미국인들이 알고 있던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조용히 변모하고 있다』며 『과거엔 미국의 압력으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면 이젠 일본 내부로부터 변화의 거센 압력이 나오고 있다』고 밝혀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도 오부치 카드가 일본경제 침체을 막을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 이전과 같은 일본 때리기(JAPAN BASHING)를 자제할 방침이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오부치의 등을 두드려줘야 할 시기지 뺨을 때릴 때가 아니다』며 미국측 분위기를 전했다. /최인철 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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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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