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스라엘, 가자에 지상군 투입…강경 선회 배경은

이스라엘이 1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전격적으로 지상군을 투입한 배경에는 가자를 통치하는 하마스와의 협상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완고한 의지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하마스의 도발을 사전에 무력으로 저지함으로써 확고한 우위를 점하려는 포석이라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본격적으로 공방을 시작한 지난 8일부터 10일간 이집트 등의 중재 아래 하마스와 휴전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전면 휴전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협상단을 보내 하마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측과 물밑 협상을 진행했다. 조건 없는 휴전을 원하는 이스라엘과 달리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 해제, 라파 국경 개방, 이스라엘에 수감 중인 재소자 석방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 기간 하마스 측이 취한 행동으로 미뤄 봤을 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 행위를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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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지상군까지 투입한 또 다른 배경 중에는 지난 6월 팔레스타인 통합정부 구성 후 위상이 높아진 하마스 세력을 철저히 무력화하려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하마스의 최근 로켓포 공격으로 이스라엘 사망자가 1명밖에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상군 투입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가자지구의 로켓포 공격을 받으면 주로 해당 로켓포 발사 지점을 향해서만 보복 폭격을 가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하마스 군시설뿐만 아니라 하마스 지도부가 거주하는 일반 주택 수십곳도 폭격해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이스라엘이 정치적 의도로 지상군까지 투입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주축인 파타가 지난 6월 통합정부를 출범시키자 이를 강력히 비판해 왔다. 지난달 이스라엘 정착촌 청소년 3명이 피랍된 뒤 주검으로 발견되자 이스라엘은 이 사건 배후에 하마스가 있다고 단정 지으면서 보수층의 집결을 꾀하는 효과도 얻었다. 이스라엘은 잇따른 가자 공습으로 자국 보수 세력 사이에서는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을 미뤄볼 때 하마스와 파타의 통합정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두 조직 가운데 하나인 하마스 세력을 철저히 무력화하는 동시에 하마스에 철저히 보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는 이스라엘 강경파의 의도가 이번 지상군 투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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