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체들
자사에 유리한 기준 산출
차량 구매에 혼란 초래 수입차 실적 합산 등
통일된 기준 마련 시급 '46.9, 46.6, 43.6, 41.9' 적지 않은 차이가 있지만 이 숫자들은 모두 현대자동차의 올 상반기 국내시장 점유율이다. 문제는 산정기준이 그때그때 다른 탓에 자동차시장에서 각 업체의 입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인 점유율이 들쭉날쭉하다는 점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업체들이 자사에 보다 유리한 기준으로 국내시장 점유율을 산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혼란을 초래,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의 올해 내수시장 점유율 목표는 47%이고 기아차는 35%다. 이 수치의 기준은 현대ㆍ기아차와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계 5사만의 판매량(상용차 포함)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매월 1일 5개 업체는 자사의 전월 판매실적을 내놓는데 이를 기준으로 하면 현대차의 상반기 점유율은 46.9%로 이미 목표치에 다다랐다. 하지만 버스와 대형 상용차를 생산하는 대우버스와 타타대우의 판매량을 더하면 현대차의 점유율은 46.6%로 조금 줄어든다. 더욱 큰 격차는 수입차업계를 포함할 때다. 수입차까지 포함해 산출하면 현대차의 점유율은 43.6%로 뚝 떨어진다. 모수가 커진 만큼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입차 비중이 미미해서 굳이 포함시키지 않아도 됐다"면서도 "최근에는 국내 포지션이 5%를 넘어가 이 문제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입차업체의 점유율은 아직까지 BMWㆍ메르세데스벤츠 등 개별 회사로 산정하기에는 수치가 너무 낮지만 수입차 전체(6.5%)로는 상반기에 국내 쌍용차(2.6%)보다 높고 르노삼성(6.7%)에도 육박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의 자동차 소비자들이 국산차 따로 수입차 따로 구분해서 사는 것이 아닌 만큼 국내 완성차업계와 수입차의 실적을 모두 합해 점유율을 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주장했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 및 레저용차량(RV)만으로 통계를 내기도 한다. 이럴 경우 상용차인 포터의 판매비중이 높은 현대차의 경우 내수 점유율은 41.9%까지 떨어지지만 기아차는 오히려 수치가 37%에 육박한다. 이처럼 자동차업체들은 자신들의 실적을 자랑하고 싶을 때 가장 수치가 두드러지는 기준을 내세우고는 한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어느 회사 자동차가 얼마나 팔리는지 정확하게 확인하기 힘들어 차량 구매에 혼란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하루빨리 업계에서 통일된 기준을 만들 필요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한편 정부의 차량 통계는 이륜차를 제외한 승용ㆍ승합ㆍ화물ㆍ특수차량을 모두 더해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