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창의성 높이는 '생활속 공작실' 필수… 전사회적 관심과 투자를

■ 우리 청소년 '제2의 잡스'로 키우려면<br>"기술융합 시대 경쟁력 위해선 손과 뇌 활용한 공작실습 중요"<br>獨·美등 선진국 프로그램 심혈 교재중심 교육 한국과 큰 차이<br>정부·지자체·기업·대학 등 연계 체험공간·멘토링 시스템 갖춰야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어릴 때부터 생활속에서 공작기술교육을 통해 창의성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의 생활속 기술공작실로 꼽 히는 '풀다 어린이 아카데미'에서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만들기 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산업기술진흥원


"스티브, 이제 여기가 너의 작업대다" 아버지 폴 잡스는 차고 안에 있는 작업대에 금을 그어 나눠 주며 말했다. 훗날 전세계 정보기술(IT) 거물로 성장한 스티브 잡스의 '창조의 싹'은 이렇게 틔우기 시작했다.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올해 최고의 IT 아이콘으로 지난 10월 타계한 스티브 잡스를 주저하지 않고 꼽는다. 그리고 의문을 품는다.'과연 한국에서도 그와 같은 창조적인 사람이 나올 수 있을까' 21세기는 기술의 대융합 시대다. 창조와 융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와 신산업의 창출이 개인, 기업, 국가의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는 청소년 시절부터 생활 공간속에서 꾸준히 손과 뇌를 통한 체험 교육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독일이나 일본 등 전통적인 제조강국을 비롯해 미국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이 나서서 공작중심의 공학기술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체계적인 교육과정에 공작실습을 중심으로 과학, 수학, 공학, 기술에 이어 예술까지 통합한 생활 속의 공학기술교육 프로그램 지원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파트로 빽빽이 둘려 쌓인 채 집안은 물론이고 생활 주변, 학교에서도 변변한 공작실 하나 갖추고 있지 못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그저 '남의 일'처럼 들릴 뿐이다. 생활 공간 속의 기술공작실이 대한민국의 창조적 인재육성을 위한 필수적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까닭도 이 같은 세계적인 추세에 우리 현실이 따라가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기술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기술교과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기술실을 따로 보유하고 있는 곳은 29%에 그쳤고 그나마 기술교사의 전문성 부족으로 만족도는 21%에 그칠 정도다. 지난 2007년 272시간(3년)에 달하던 기술교육 시간마저 지금은 238시간으로 줄었다. 그나마 방과후 과학체험교실, 생활과학교실, 발명교실, 과학캠프등이 보완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과학위주의 실습과 키트조립 수준에 그치고 있고 일회성 이벤트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진혁 산업기술진흥원 기술문화팀 연구위원은 "어릴 때부터 생활주변에서 직접 손으로 만들고 설계해 보는 체험을 해봐야 어른이 돼서도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며 "교재 중심의 우리나라 기술교육을 보완해 시대 흐름에 맞는 인재를 키울 수 있는 창의기술 교육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래세대를 위한 공작실습 위주의 공학기술교육 인프라 확충에 전사회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문방구의 키트조립 수준을 넘어 본격적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창의공작교육을 위해서는 창의ㆍ융합ㆍ 개방의 원리에 입각한 운영원리를 개발, 적용하는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안중의 하나로 시도되고 있는 것이 산업기술진흥원의 '생활속 기술공작실'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선 우선 공작실습이 가능한 다양한 기기와 도구를 구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직접 창작하면서 손과 뇌를 모두 사용함으로써 기술과 인문, 예술과의 융합적 요소를 갖춘 작품 공작을 지향하는 시스템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 놓인 셈이다. 따라서 학교 기술교육을 보완하고 자기주도형의 공작실습이 가능한 환경 구축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기업, 전문가협회, 대학 등 민간기관의 참여와 후원 활성화가 절실하다는 얘기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생활속에서 청소년들이 직접 만들고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손놀이(Hans-ON)' 공작공간 설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의 경우 청사나 도서관, 주민자치센터, 문화교육센터를 비롯해 아파트단지내에서도 작은 도서관이나 공부방, 미사용 주민시설, 그리고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지만 사용하지 않고 있는 창고 등을 청소년을 위한 공작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공간확보에 이어 지역 대학이나 기업등과 연계한 일종의 재능기부와도 연계시켜 전문가들의 자원봉사형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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