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8월 29일] 중소기업 범위조정 합리적으로

정부가 28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중소기업 범위 조정을 골자로 한 중소기업제도 개혁방안을 내놓았다. 상호 계열관계에 있는 회사의 경우 관계회사 출자 지분에 해당하는 근로자 수 및 매출액 등을 합산해 중소기업 여부를 판정하며 대기업이 간접 소유한 중소기업과 상시근로자 1,000명 이상,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기업 등은 중소기업 범위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범위조정은 경제체질 강화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조치다. 외형상 중소기업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대기업에 가까운 기업은 중소기업에서 졸업시켜 중소기업 지원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데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중간인 중견기업을 육성해 피라미드형 산업구조를 항아리형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이 많아지면 현재 0.1%인 대기업과 99.9%인 중소기업 체제에서 야기되는 경제 양극화의 폐해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중소기업에는 지금 여러 지원과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이 혜택을 계속 받기 위해 기업이 커져도 자회사 설립, 분사, 비정규직 채용 등의 편법으로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하는 기업들이 많다. 중소기업연구원이 최근 중소기업 기준을 넘어서 졸업유예 상태에 있는 기업 16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개 중 4개꼴로 중소기업 범위를 유지하기 위해 자회사를 설립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력이 있는 이런 기업과 대기업 계열사들이 계속 보호를 받으면 정작 지원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규모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번 범위조정으로 2,000여 기업이 중소기업에서 졸업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정부는 이들 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별도의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만큼의 다른 중소기업 지원이 가능해져 중소기업 정책의 효율성이 제고되는 동시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들이 많이 생기게 되는 셈이다. 규모가 커진 중소기업들이 기꺼이 중견기업 진입을 택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지정기준의 합리적 조정과 함께 중견기업에 대한 적절한 지원책 마련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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