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사 갈등에 기업들만 피해

■ 월드컵마케팅 차질공식 후원사 현대해상 "타 손보와 계약땐 소송"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국내 5개 기업이 한국팀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할 경우 경품을 제공하거나 가입비를 무료로 해준다는 식의 판촉전을 펼쳤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 개최되는 월드컵을 앞두고 기업들의 마케팅은 발목이 잡혀있다. 시상금 보험의 인수권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사상 선례가 없는 일이어서 중재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월드컵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데 따른 기회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 타보험사 판매 추진에 현대해상 강력 반발 현대해상은 80억원이 넘는 거액의 후원금을 내고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된 만큼 시상금보험을 독점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거액을 들여 후원사가 됐지만 보험사는 국내 보험업계 특성상 월드컵 마케팅에 상당한 제약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월드컵 마케팅 관련 시상금보험까지 다른 손보사가 취급할 수 있다면 월드컵 공식 보험사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해상측은 다른 손보사가 기업들과 시상금보험 계약을 맺을 경우 해당 보험사를 대상으로 민사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등은 다른 기업과 월드컵 마케팅과 관련된 시상금보험을 계약한다 하더라도 이 계약내용을 홍보에 활용하지 않는다면 이 보험상품을 판매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 공식 후원업체(국내외 21개 기업)의 경우 보험회사를 선택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현대해상이 독점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피파측도 명확한 유권해석 못내려 이처럼 양측의 분쟁이 가열되고 이에 따라 보험 인수자를 확정하지 못한 기업들의 마케팅이 지연되자 손보업계는 손해보험협회를 통해 공문을 발송, 월드컵조직위원회와 피파측의 유권해석을 요구했으나 명확한 중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피파의 대행사인 SM코리아측은 일단 지난달말 회신을 통해 "각 공식 제휴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보험수요에 대해 현대해상과 계약을 맺어야 할 의무는 없다"며 다른 손보사의 시상금보험 판매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현대해상측이 강력히 반발하자 SM코리아는 지난 6일 "특정 예외사항을 제외하고 이러한 허가(피파 월드컵 명칭이나 마크를 자신들의 사업, 제품에 연관지어 사용할 수 있는)를 받은 기관들은 피파 상업권자들 뿐이며 한국에서 상업권자인 보험업체는 현대해상이 유일하다"는 내용의 회신을 다시 보내왔다. 그러나 이 회신에는 시상금보험의 인수 여부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어 손보사간의 갈등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손해보험협회는 지난주말 SM코리아측에 다시 공문을 보내 시상금보험과 관련된 분명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재차 요구했다. 박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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