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뉴리더 초대석] 박병윤 민주 정책의장

"경제정책 인센티브에 초점 맞출것""노무현 후보는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노 후보의 정책을 잘 보좌해 경제가 살아나면 틀림없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습니다." 박병윤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1일 서울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의 대담을 통해 "6월 지방선거,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여당이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국가경쟁력을 높이면서 실천 가능한 정책공약을 제시하겠다"며 이같이 다짐했다. 정치환경이 정책대결구도로 변화돼 정당의 정책위원회 기능이 눈에 띄게 달라보이는 시점에서 '준비된 집권당 정책위 의장'이란 평을 듣고 있는 박 의장을 만나 민주당 정책위 운영구상과 경제관 등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발탁배경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사실 새 정책위 의장에는 선배(경제부총리를 지낸 홍재형 의원) 한 분이 추천된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화갑 대표를 위해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처음부터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정권을 다시 창출하려면 확실한 국가발전 비전,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평소 소신을 갖고 줄기차게 경제현상을 예측ㆍ전망하고 정책을 내놓은 저의 노력ㆍ능력이 맞아떨어져 선택하지않았나 생각합니다. -4ㆍ30 민주당 당직개편의 특징을 어떻게 보신지요. ▲언론에 친화적인 팀이라고 한마디로 간추릴 수 있습니다. 저와 정범구 대변인, 이낙연 기조위원장이 언론인이고 비록 언론인은 아니지만 한 대표를 포함해 김원길 사무총장은 언론이 대단히 호의적으로 평가하고 있지 않습니까. -정책위원회 운영구상과 포부를 밝혀주십시오. ▲노 후보는 선거 사조직을 해체하고 당과 같이 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연히 올해 연말 대선은 정책대결이 될 것이고 우리 당의 정책위는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노 후보를 지금 이상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봅니다. 태평양시대라고 하는 21세기에 우리가 세계사의 흐름을 잘 타느냐, 파도에 묻혀버리느냐는 정치와 정책을 어떻게 하느냐, 민주당이 정권을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앞으로 정치와 정책개발을 잘하면 우리나라가 5년내 동북아의 경제중심지로 우뚝 솟아 일본을 따라잡고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을 따돌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 의장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전도사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진짜와 가짜 사이엔 사이비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사이비에 가까운 시장경제를 하고 있어요. 진짜 시장경제는 국민을 편하게 하는 것입니다. 진짜 시장경제를 하려면 모든 정책개발의 방향을 인센티브에 초점을 맞춰 마련해야 합니다. 규제나 강요로 하는 정책은 낡은 방식이에요. 최근 국회에 제출된 법안으로 수도권 개발을 억제하는 지역균형발전특별법이 대표적 예입니다. 수도권에 있는 기업들이 스스로 지방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시장경제를 실천하려면 행정력을 총동원해서라도 기업인과 노동자가 모두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땅값을 공장용지 기준 평당 10만원 이하로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게 어렵다면 토지채권을 발행하면 됩니다. -우리나라가 동북아 경제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를 살려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연평균 6%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박 의장의 지론으로 알고 있는데요. ▲6% 성장론은 제가 1년 전인 작년 5월19일 여ㆍ야ㆍ정 정책협의회에서 처음 제시한 개발비전이에요. 그런데 6% 성장론은 이회창 한나라당 전총재가 작년 10월8일 국회 본회의 대표연설에서도 주장해 마치 한나라당의 정강정책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말하자면 제가 원조이지요. 6% 이상 경제성장은 포지티브 게임이 돼 정부ㆍ기업ㆍ가계 모두 부유해집니다. 우리 경제는 6% 이상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경기가 최근 내수활성화에 힘입어 회복양상을 보이면서 금리인상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연방 기준금리를 열한차례에 걸쳐 인하해 작년 초 연 6.5%에서 1.75%로 낮췄습니다. 우리는 같은 기간에 콜금리를 연 6%에서 4%로 내렸지만 사실 경제살리기를 위해 별로 한 게 없어요. 그런데 벌써 금리인상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금리를 인상할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더 낮추고 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야 합니다. 지금은 돈을 어느정도 풀어도 물가가 크게 오르지않아요. 통화 기본방정식이 이를 입증합니다. 기업이 자금난에 발목 잡히면 연구개발(R&D), 생산성향상 등 아무 일도 못해요. 기업이 자금난에 허덕이게 하는 것은 죄악입니다. 금리가 많이 내렸다고 하는 요즘 우대금리는 연 6%라고 하지만 우대금리 자금을 쓰는 기업이나 사람은 거의 없어요. 대부분이 연 10~15%에 달하는 일반대출금리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금리인상론자들과 당당하게 토론해 설득하겠습니다. -당정분리 이후 느슨해진 느낌이 있는 당과 정부간의 정책조율을 긴밀히 할 방안이 있다면. ▲집권여당으로서 우리 경제가 최근 살아나는 듯 하다가 꼬꾸라지고 있는 상황을 방치하지 않고 확실히 살아나도록 해 국민이 편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40년 넘은 경제학도로 무거운 책임을 가지고 원활한 정책조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계획입니다. 정부와 정책조율은 가급적 실무적으로 상시적 대화채널을 통해 요란하게 하지 않고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할 것입니다. 공식적으로 하면 정책효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민주당과 정부가 야당의 정책협조를 얻으려면 한층 더 분발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만. ▲이강두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과는 친합니다. 조만간 이 의장을 만나 협조를 구할 생각입니다. 현재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된 문제는 예금보험기금채권 차환발행 국가보증 동의안의 조속한 처리이지만 쉽게 잘 풀릴 것입니다. -정부의 거시정책 운용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고있는데. ▲아직 경기가 일어서지도 못했는데 벌써 주저앉혀야 합니까. 기존 정책대로 밀고 가야 합니다. 정책운용기조를 바꿔 금리인상이나 긴축으로 가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주가수준은 한 나라의 경제수준을 측정하는 바로미터입니다. 최근 증시상황 분석과 함께 전망도 들려주십시오. ▲지난 90년 미국의 주가수준(다우지수)은 1,800~2,000포인트였지만 최근 1만 포인트 정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종합주가지수의 경우 90년 700~800포인트였지만 지금도 그 수준이에요. 우리 증시사상 가장 낮았던 400포인트 수준에 비춰보면 많이 올랐지만 지금의 주가는 전체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어요. 앞으로 우리기업의 수익률, 내재가치, 성장잠재력 등을 고려할 때 미국수준은 아니더라도 많이 오를 것입니다. 주가상승 시기를 앞당기려면 시장경제 체질화, 기업 자금난 완화,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기업 투명성 제고, 금리 인하 등이 필요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어떤 정치인이라고 보십니까. ▲정치인에게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 만큼 중요한 건 없습니다. 노 후보는 서민적 풍모, 뚜렷한 소신 등으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당이 정책을 잘 보좌해 연평균 성장률 6%를 달성하고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경제가 살아나면 민주당이 틀림없이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습니다. -한화갑 대표와 막역한 관계로 알고있는데 한 대표의 강점을 들려주시지요. ▲한 대표의 가장 큰 장점은 거짓말을 못하는 것입니다. 깨끗하고 투명하다는 점도 한 대표의 매력으로 꼽힙니다. 제가 대기업 임원들을 만날 때 종종 "한화갑씨는 돈을 줘도 안받더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아울러 "어떻게 하면 돈을 전달할 수 있는냐"고 조언을 구하기도 합니다. 대담:황인선 정치부장 정리=구동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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