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도시농업 르네상스를 꿈꾸자


농림수산식품부는 오는 2020년까지 도시텃밭ㆍ주말농장 8000개(300ha)조성을 목표로 한 도시농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사회의 다양화와 고령화 사회의 도래는 도시와 농촌을 별개의 공간으로 간주해왔던 이분법적 사고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도시농업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다. 유럽의 500만명에 이르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 절반 이상이 뒤뜰, 지하실, 옥상 주변, 공터 등에서 먹을거리를 기르고 있다. 미국 토론토의 한 비영리 단체는 창고 지붕 위에서 채소와 특용 작물을 재배하는 사업으로 성공을 거뒀다. 더 대단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나라도 있다. 쿠바의 아바나에서는 도시공터를 이용해 소비되는 신선 농산물의 90%가 도시 내부와 근교에서 생산되고 있다. 지금 우리도 '농업과 함께하는 생활' 시대에 어울리는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재구성할 때다. 이에 도시농업의 장점을 이해하고 활성화 방안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여름철 열섬현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건물 옥상을 녹화할 경우 하계 정오의 옥상 표면온도가 약 30℃ 낮아지고 녹화된 건물의 아래층 실온을 2℃ 정도 낮출 수 있어 열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나 자치단체에서는 건물 옥상 녹화에 따른 용적률 할증, 보조금지원, 건설자금 저리융자 등의 지원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쓰레기 감량을 기대할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처리장(compost)을 표준화해 가정 생활쓰레기를 퇴비화하고 이를 농지에 환원해 수확된 농산물이 식탁에 오르는 선순환형 고리가 발생하면 쓰레기 감량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뉴욕주 북부의 60개가 넘는 지역사회 공공텃밭 연구에서 지역 내 공공텃밭이 있는 경우 이웃과 지역 자산의 보전 및 쓰레기 투기감소 등에 대한 태도가 개선됐다는 결과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셋째, 먹을거리를 키우는 일은 운동과 주민 간 교류장소를 제공한다. 비만이 사회문제화 돼가는 상황에서 본인이 생산하는 먹을거리가 건강에 대한 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인스턴트 식품 진열장 대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보게 되면 식생활에 대한 교육적 효과가 증대될 것이다. 신선한 채소 소비증가, 먹을거리 비용 감소, 자연과 함께하는 활동에 따른 심리적ㆍ건강상 이점은 공원ㆍ광장ㆍ시민회관 등의 공공시설에서 흉내 낼 수 없는 것이다. 토론토 식량정책협의회의 웨인로버츠(Wayne Roberts)는 도시농업을 건강상의 잠재적 이득을 갖고 있는 '공공 보건의 새로운 지평'이라 보고 있다. 아울러 농사일을 통해 새로운 소통의 장소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도시농지를 커뮤니티시설로 보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주말에는 푸르름을 느낄 수 있도록 주변 베란다ㆍ옥상ㆍ공터ㆍ공유지에 생명의 씨앗을 심어보자. 삭막한 도심 속에서 물질적ㆍ정신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생명산업인 농업의 의미를 재생시키는 ' 농업 르네상스'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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