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삶는 듯한 날씨에 시달리다 집에 돌아오면 시원한 바람 솔솔 불어오는 툇마루에서 할머니 무릎을 베고 잠들던 어린 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도심의 일상에서 무더위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아늑한 휴식공간인 집에서만큼은 시원한 분위기를 연출해보자.
여름철 시원한 느낌을 주는 데는 삼베와 대나무만한 소재가 없다. 한석우 LG데코빌 선임디자이너는 "특히 올 여름은 중국풍 장식이 가미된 동양적인 디자인으로 유행할 것"이라며 "대나무와 삼베의 경우 정갈함과 단아함을 연출하는 최고의 동양적인 소재로 최신 유행에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여름철 피부에 닿는 촉감이 그 어느 소재보다 시원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는 까슬까슬한 삼베로 침실을 연출해 보자.
삼베를 깨끗하게 마감한 침대 커버와 색색의 삼베 조각을 이어 만든 베개, 그리고 모시 커튼으로 마무리한다. 보기에도 시원할 뿐 아니라 그 위에 누우면 더욱 상쾌하다.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거실에도 삼베가 제격이다. 창가에 삼베를 이어 조각보를 달고 소파에는 삼베와 모시를 섞어 이어놓은 방석을, 테이블에는 매트를 깐다. 집안의 컬러와 조화를 이루는 삼베 패브릭들로 거실분위기를 깔끔한 거실을 만들어보자.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대나무 발을 거실 창문에 걸어두면 시원한 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운치 있는 여름날을 보낼 수 있다. 한때 플라스틱 제품에 밀려 설 자리를 잃었지만 한올한올 정성껏 꼬아 만든 대나무발의 정취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대나무를 이용, 다양한 소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투명한 아크릴 판을 사각으로 자른 다음, 양 모서리에 대나무를 붙이면 깔끔하고 색다른 느낌의 대나무 액자를 만들 수 있다.
대나무로 램프 갓을 만들어 씌우면 일반 램프 갓과는 다른 은은하고 낭만적인 불빛을 느낄 수 있다.
굳이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머리에 쓰는 갓이나, 바구니를 뒤집어 걸어도 좋다. 또 어린 대나무의 반을 갈라 낚싯줄로 연결시켜 식탁 매트를 만든다. 시원한 느낌을 줄 뿐 아니라, 뜨거운 음식을 올려놓아도 끄떡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