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글로벌 리더] 김숙자 스벤슨코리아사장

탈모·두피모발 국내 최고급 전문가지난 97년 영국의 스벤슨 본사. 40여년 전통의 이 두피관리 다국적기업에 자그마한 동양 여성 한 명이 파문을 던졌다. 두피관리 연수생중 처음으로 4권으로 된 두꺼운 매뉴얼을 거의 완벽하게 외워버린 것. 스벤슨을 감탄시킨 이 여성은 아이러니하게도 머리카락이 한웅큼 빠져버져 주위 사람을 안타깝게 했다. '아마조네스(아마존의 여전사) '로 불리는 김숙자 사장(48)은 이렇게 기업 경영을 준비했다. 영어교사로, 주한 미대사관 상무관으로, 컨설턴트로 변신을 거듭해온 김 사장이 던진 마지막 승부수는 스스로 기업을 경영해 보는 것이었다. 1년여의 혹독한 연수와 설립준비를 끝내고 지난 98년3월 스벤슨코리아를 세운 김 사장은 이후 4년여동안 괄목할 성과를 거둬 본사를 또 한번 놀라게 했다. "소공동 1호점을 열었을 때 첫해 매출액은 겨우 수억원에 불과했습니다만 지난해에는 강남, 여의도, 부산, 대구, 분당점 등 총 6개점포에서 6,000여 회원을 확보해 7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 같은 성공은 아시아 전역의 스벤슨 현지법인중 매출신장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다. 다만 국내 물가와 인건비 때문에 수익성은 아직 선두권에 다다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 지점을 더 늘려나가면 '규모의 경제' 효과로 조만간 수익성도 만족할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벤슨은 20 여년이상 아시아지역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동양인의 탈모에 관한 다양한 경험과 연구결과를 갖고 있어요. 요즘 20대후반 30대초반의 남성은 물론 여성들까지 탈모로 고통받고 있어 수요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한국시장에 탈모와 두피모발 관리사업을 선보인 김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분야 전문가다. 김 사장은 2000년6월 두피모발전문가(Trichologist) 인증을 받아 국내 최초의 두피모발 전문가가 됐다. 두피모발학은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유럽 등 서구에서는 많이 알려진 전문 분야. 김 사장이 활동하고 있는 스벤슨은 바로 두피모발부문에서도 탈모를 예방하고 지연시켜주는 두피모발관리 전문회사다. 지난 1956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 현재 전세계에 150 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지역에는 1973년 홍콩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타이완등에 진출해 현재 약 60 여개의 스벤슨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김 사장이 스벤슨과 연결되기까지는 여러 개의 징검다리가 필요했다. 교사, 주한 미국대사관 상무관 등의 경력을 갖고 있던 김사장은 95년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변신한다. 그 사이 미 상무부를 포함 외국인 사회에서 '능력있는 한국여성 김숙자'라는 이름이 알음알음 퍼져있었다. 본사와의 인연은 당시 컨설턴팅 용역을 의뢰한 스벤슨이 아예 김 사장을 스카우트하기로 작심하면서 맺어졌다. "스벤슨은 처음에는 한국에서의 사업 파트너를 찾고 있었는데 컨설팅 도중 회사를 맡아달라고 하더군요. CEO는 경험이 없어 망설였지만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덕에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I CAN DO'는 김 사장의 모토다. 김 사장은 항상 "여성으로서도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직원들을 독려한다. 여성이라고 움추러 들지 말고 더 적극성을 가지라는 게 김 사장의 지론이다. 김 사장은 여성 직원들에게 엄격한 교육과 트레이닝을 시킨다. 여성의 잠재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특이한 점은 100여명의 스벤슨코리아 직원중 남자는 단 한명. 남녀 역차별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김 사장은 "여성만 특별대우를 하지는 않는다. 업종 성격상 남자 직원이 없지만 앞으로 남성들도 적극적으로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 원포인트 스피치 "한국은 아직도 외국인들이 기업하기에 너무 힘들다는 인식이 큽니다. 특히 유럽기업들은 투자대상 나라중에서 중국 다음으로 어려운 나라로 한국을 꼽습니다. 제도나 법의 문제도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외국기업을 대하는 한국인들의 생각입니다. 외국기업들이 이익을 뽑아 떠난다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한국에서 활동하는 현지법인은 세금내고 고용창출하는 한국기업과 다를바 없습니다." ◇ 김숙자 사장은 부산대학교 교육학과를 나와 8개월간 영어교사로 일했다. 80년 미국 대사관 상무관으로 옮겨 14년간 비즈니스 컨설팅을 했고 95년 프리랜서 컨설컨트로 전업, 다양한 사업컨설팅을 경험했다. 풍부한 컨설팅 경험과 탄탄한 인맥을 높이 산 스벤슨이 현지법인 CEO를 제의, 98년 스벤슨 코리아의 대표이사를 맡아 현재에 이른다.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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