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혼돈의 리비아] 조정장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

선진국 주가와 후진국 주가에 대한 리밸런싱이 신흥개발국의 신흥개발국 투자 자금의 선진국 이동에 따르는 글로벌 리밸런싱으로 한동안 조정을 받아왔던 국내 증시가 이번에는 중동발 유가상승에 휘청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가불안이 좀더 지속될 가능성, 튀니지에서 촉발된 중동 민주화 열풍의 확산에 따르는 장기화 우려 등으로 좀 더 조정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2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5.38포인트(1.76%) 하락한 1,969.92포인트로 마감했다. 오전한 때 1958.77포인트로, 올 들어 최저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다소 만회했다. 이날 외국인들이 나흘 만에 매도로 돌아서면서 하루 동안 3,207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투신도 222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이틀째 매도행진을 이어갔다. 전일까지 외국인들의 회귀로 2,000선을 유지하던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것은 리비아 사태가 악화되면서 국제유가 급등에 유럽증시가 폭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의 조정을 반전시킬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초대형 악재가 터진 것이다. 리비아는 원유수출량에 있어서 세계 8대국이다. 유가상승이 대부분의 기업과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물가불안이 이머징마켓을 넘어 선진국까지 확산되면서 본격적인 회복단계에 있는 미국 경제까지 위축시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그나마 국내 경제성장과 함께 증시를 지탱하고 있는 우리 수출산업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선진시장과 이머징마켓과의 리밸런싱으로 회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던 외국인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이 증시의 조정이 좀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부장은 “리비아의 정정불안은 직접적인 원유공급의 충격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며 “단기적으로 투자심리의 위축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동 산유국의 정정불안은 근원적으로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추진해온 글로벌 재정ㆍ금융 완화정책의 부메랑으로 해석되고 있기도 하다. 금융완화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곡물가격 상승이 결국 빈곤국의 민주화 시위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일부 업종의 경우 국내 기업들의 실적개선에도 급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리비아가 국내 건설업체의 최대 시장 중에 하나라는 점에서 중동 건설수주에 ‘빨간불’이 들어온 건설 업종지수가 이날 무려 6.60% 급락했다. 여기에 유가상승에 따른 비용증가로 운수창고지수도 5.23% 하락했다. 소비둔화 우려로 유통(-2.85%)ㆍ기계(-2.74%)ㆍ화학(-2.42%) 등도 하락했다. 악재가 쏟아지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이를 반전시킬 호재가 없어 최근의 조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리비아 사태가 심화되고 인근 중동 국가로 확산될 경우 코스피지수가 1,900선까지 내려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국제유가 상승행진이 멈추고 국내 기업들의 1ㆍ4분기 실적이 나오는 3월 이후에야 증시가 다시 모멘텀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가상승에 불구하고 미국시장의 회복지속 여부가 증시의 지지력을 확인하는 지표가 될 듯하다”며 “3월까지는 부진이 이어지며 1,900선까지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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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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