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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동계 올림픽, 희망을 쏜다] 한국판 쿨러닝… "日만은 앞질러야죠"

한국판 쿨러닝… "日만은 앞질러야죠"<br>척박한 환경·무릎 부상 딛고 4·2인승 모두 출전권 획득<br>"무모한 도전이라 말하지만 無에서 有 창조 보람 느껴"

SetSectionName(); [밴쿠버 동계 올림픽, 희망을 쏜다] '봅슬레이 개척자' 강광배 한국판 쿨러닝… "日만은 앞질러야죠"척박한 환경·무릎 부상 딛고 4·2인승 모두 출전권 획득"무모한 도전이라 말하지만 無에서 有 창조 보람 느껴" 강동효기자 kdhyo@sed.co.kr

TV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캐나다인 도미니크 노엘씨는 "김연아 선수만으로 올림픽 치르는 건 아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면 비인기 동계 종목에도 관심이 생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지적한 것처럼 꼭 20일 앞으로 다가온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국민의 눈길은 여전히 전통적인 강세 종목에 고정돼 있다. 하지만 김연아(피겨스케이팅), 이호석(쇼트트랙), 이강석(스피드스케이팅)만 태극 마크를 달고 나가는 건 아니다. 영화 '국가대표'로 잘 알려진 스키점프를 비롯해 스노보드, 모굴스키 등이 처음으로 출전권을 획득해 세계 정상급 선수와 실력을 겨룬다. 밴쿠버의 설원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첨병 역할을 하며 '위대한 도전'에 나서는 스키, 썰매 종목의 태극전사를 차례로 소개한다.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캐롤 '징글벨'처럼 썰매 타면 즐겁잖아요." '한국판 쿨러닝' 봅슬레이의 썰매 조종사인 강광배(37)는 요즘 신이 났다. 지난해 12월 4인승 종목에서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데 이어 2인승에서도 상위랭킹의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이 2팀 가운데 1팀만 출전하게 돼 봅슬레이 2종목에서 모두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집념의 사나이에겐 이렇게 행운도 따라줬다. 비인기 종목이 그렇듯 그도 처음부터 썰매를 주종목으로 시작한 건 아니다. 스키를 타다 대학교3학년 때 무릎 십자인대가 끊겨 선수 생명이 끝이 났다. 5급 장애 판정을 받은 그에게 썰매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무릎을 쓰지 않아도 되니 남들보다 못할 게 없었다. 1997년 국내 루지 선수 모집에 지원해 뽑힌 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루지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당시 올림픽 성적은 31위로 메달과 거리가 멀었다. 썰매 강국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운동과 공부를 시작했다. 타지에 있던 그에게 전달된 소식은 '세대교체의 필요성으로 인해 루지 대표선수 자격을 박탈한다'는 공문이었다. 그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이듬해 루지 대신 그가 택한 건 한국에서 생소한 스켈레톤이었다. 혼자서 한국스켈레톤연맹도 만들고 선수로 나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기어코 따냈다. 토리노 올림픽까지 스켈레톤 대표 선수로 나간 뒤 썰매3종목 가운데 가장 부상위험이 높은 봅슬레이로 다시 전향했다. 루지와 스켈레톤은 균형을 잃어도 썰매와 사람이 분리돼 부상 정도가 약하지만 봅슬레이는 200kg이 넘는 썰매가 전복되면 사람이 깔릴 위험이 있다. 그는 "무모하고 위험한 도전이란 말도 듣는데 아무 것도 없는 데서 뭔가를 점점 이뤄가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8년 아메리카컵 대회에서 빌려 탄 썰매로 기어코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봅슬레이사상 국제대회 첫 입상이다. 당시 봅슬레이팀은 전용 썰매가 없어 500달러에 남의 썰매를 빌려 탔다. 'USA'가 새겨진 썰매에 탄 한국 선수들이 일궈낸 성과는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고 결국 강원도청에서 썰매 3대를 구입해줬다. 무(無)에서 시작해 점점 봅슬레이의 성과물을 일궈내게 된 것이다. 동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썰매 3종목에서 모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이력을 갖게 된 그는 브레이크맨과 푸시맨인 이진희, 김정수, 김동현과 함께 일본을 경쟁 상대로 정조준하고 있다. 그는 "아직 힘 좋은 유럽선수들에 비하면 우리 선수들은 스타트가 부족해요. 그래도 일본에는 지지 말아야죠."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평균 시속 125km… 100분의 1초 싸움 ■ 봅슬레이는 봅슬레이는 영화 '쿨러닝'을 통해 잘 알려진 경기로 2명 혹은 4명의 선수들이 원통형 썰매를 타고 100분의 1초를 다투는 경기다. 코스 길이는 1,200~1,500m이며 평균 속도는 125km에 달한다. 경기는 이틀에 걸쳐 열리며 하루에 두 번씩 총 4차례 레이스를 펼친 뒤 기록을 합산해 최종 순위를 가린다. 오랜 기간 남자의 전유물이었다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부터 여자 2인승 경기가 추가됐다. 2인승의 경우 1명이 조종수 역할을 떠맡고 1명이 브레이크를 잡는 제동수가 된다. 4인승은 1명의 조종수, 1명의 브레이크맨 외에 2명이 스타트 순간에 썰매를 미는 푸시맨 역할을 한다. 다른 썰매 종목인 루지와 스켈레톤은 핸들과 제동 장치가 없는 1인용 썰매를 탄다는 점에서 다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희망을 쏜다]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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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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