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조흥은행과 외환은행이 해외영업점이 없는 국가의 외환업무를 서로 대행해주기로 했다. 경쟁관계에 있는 시중은행끼리 영업대행 협정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주 인도ㆍ인도네시아 지역에서 송금 및 신용장(L/C) 통지 업무를 대신 처리해주기로 하고 업무제휴 계약을 맺었다.
현재 조흥은행은 인도에 뭄바이지점을, 외환은행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현지법인(P T KEB Danamon)을 각각 두고 있으나 상대방 지역에는 해외영업점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이 인도네시아 송금업무나 신용장 통지업무를 처리할 때는 외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을, 반대로 외환은행이 인도에서 같은 업무를 할 때에는 조흥은행 뭄바이지점을 별도의 수수료 없이 각각 이용하게 된다.
국내은행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국가의 외환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외국은행을 이용하는 사례는 있었으나 이처럼 경쟁관계에 있는 시중은행끼리 협조체제를 구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두 은행은 경쟁은행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서라도 외환거래를 더욱 활성화시키며 서로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두 은행은 초기단계에서는 거래규모를 보수적으로 가져간 뒤 전산시스템 등에 문제가 없을 경우 본격적으로 거래를 확대하기로 했으며 중장기적으로 상대방 점포에서 직원연수 등을 하는 등 상호교류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