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첨단 화학기술의 강소기업 키운다] <5> 신약플랫폼 기술

신약 후보물질 효능 정밀분석

임상단계 실패 가능성 줄여줘

신약기술플랫폼기술팀의 연구원들이 화합물들의 심장독성 유발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화학연구원

글로벌 신약 하나를 개발하면 자동차 300만대를 수출한 것과 동일한 부가가치가 창출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10여년 이상의 시간과 1조원 이상의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필요하다. 물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이 때문에 최근 주목받는 게 신약플랫폼 기술이다.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서 물성과 독성 등을 정밀 분석·평가함으로써 임상과 전임상 단계에서의 실패 가능성을 줄여주는 기술을 뜻한다. 한마디로 신약 후보물질 중 될성부른 떡잎을 선별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한국화학연구원이 다국적 제약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약 개발 인프라가 취약한 국내 중소제약사를 대상으로 지난 5년간 신약 후보물질들의 원스톱 평가지원을 수행해오고 있다.


배명애 화학연 신약플랫폼기술팀 박사에 따르면 평가지원은 크게 물성·독성·약동력학·화학설계 등이 제공된다. 물성 평가를 통해 후보물질의 용해도·이온화도·막투과도 등 고유 특성을 확인하고 독성 평가에서 심장·간 등 인체 주요 장기에 가해질 수 있는 위해성이나 유전적 변이 유발 여부가 분석된다. 또 후보물질이 체내에 투입된 뒤의 흡수, 약리, 체외 배출 기전 등을 파악하는 약동력학적 평가가 수행된다. 배 박사는 "통계적으로 약 1만개의 화합물 중 50여개가 신약 후보물질이 되고 이들 중 1~2개가 신약으로 개발된다"며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 안전성, 약효 지속성 등을 파악하는 것은 신약개발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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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신약기술플랫폼기술팀은 중소제약사·바이오벤처 등 80개사 이상의 신약개발 기업에 1만4,000여건의 후보물질 약물성 평가 자료를 제공했다. 배 박사는 "약물성이 검증된 후보물질들은 각 기업과 시장 상황에 맞춰 신약으로의 개발이 이뤄진다"며 "이미 몇몇 기업이 전임상시험을 거쳐 임상1상에 돌입하는 등 국내 글로벌 신약 개발 역량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배 박사팀은 신약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뼈의 형성을 촉진하고, 흡수는 억제하는 '타즈(TAZ)' 단백질을 제어하는 방식의 골다공증 표적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을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이 후보물질은 소실된 뼈를 정상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등 기술적 혁신성에서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풍제약과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한 연구팀은 올 8월께 전임상시험을 완료한 뒤 오는 2018년까지 새로운 골다공증 치료제를 출시한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국내에서는 최초로 영장류와 같은 실험동물 대신 어류인 제브라피시를 이용한 독성실험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배 박사는 "제브라피시는 인간과 약 80% 이상 장기구조가 일치해 실험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면서 "다국적 제약사들 역시 이미 제브라피시로 간과 심장에 대한 독성 약효를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새로운 질환 타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유망 중소제약사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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