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으로 몰린 한국경제 外人원화·주식·채권 연일 매도공세 금융시장 공황달러 폭락속 원·달러환율 11일째 급등원·엔 100엔=995원 3년2개월래 최고코스피 이틀째 하락 1,600선 턱걸이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김희원 기자 heewk@sed.co.kr 한국 경제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외국인이 원화ㆍ주식ㆍ채권 등을 연일 팔아치우고 금융시장을 뒤흔들며 한국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탈(脫) 코리아’가 본격화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원ㆍ달러 환율은 11일 연속 급등하며 990원대에 진입, 한국 경제에 ‘네자릿수 환율 시대’가 임박했다. 주가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며 1,600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은 6,000계약 이상의 국채선물을 순매도하며 매도공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모든 원화표시 자산 매도가 한국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비춰볼 때 과도한 움직임이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은 결코 안전한 투자처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4원90전 급등한 997원30전에 마감했다. 11거래일간 60원80전 폭등하면서 지난 2006년 1월18일 이후 2년2개월 만에 990원대로 올라섰다. 고객이 달러를 살 때 적용되는 현찰매도 환율은 달러당 1,014원을 넘어섰다. 오후3시 현재 원ㆍ엔 환율은 100엔당 995원31전으로 2005년 1월27일의 995원50전 이후 3년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급등은 역외세력의 대규모 달러 매수공세와 투신권의 해외펀드 자산감소에 따른 환헤지 달러 매수의 영향으로 급등했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설명했다. 오후 들어 국내 주가가 급락한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시장 일부에서는 환율 폭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외환 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섰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환율상승의 여파로 외국인 채권 매도도 이어졌다. 최근 4일간 1만6,000계약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날도 외화자금조달시장인 스와프 시장 붕괴로 연계 채권의 손절매를 불러오며 국채선물을 6,000계약 가까이 팔아치웠다. 주식시장은 원ㆍ달러 환율급등과 미 금융기관 부도설 등의 영향으로 장중 1,6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5.36포인트(-0.95%) 하락한 1,600.26포인트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날 지수는 장중 1,600선을 내주며 1,578.45포인트까지 떨어져 1월 말의 장 중 전저점(1,570.87포인트)까지 근접했으나 오후에 중국 증시의 낙폭 회복세와 기관 및 개인의 저가 매수에 힘입어 간신히 1,600선을 지켜냈다. 코스닥지수도 2월1일(종가 기준) 이후 처음으로 610선(617.71포인트)대로 주저앉았다. 장채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계 13위, 소득 2만달러의 경제강국임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2주 만에 1,000원대로 급등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반증”이라며 “원화의 위상이나 투자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 더이상 안전투자처 아니다" 인식 확산 "G7 '달러화 구하기' 공조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