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사기혐의 제소는 사실무근"이라는 내용의 변론 서한을 라이벌 은행의 유럽 정부사업 담당부서로 보냈다.
유로존 주요국 정부와 투자자문 및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골드만 삭스로선 비난 여론이 거세질 경우 정부 사업 수주가 힘들어 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읽혀진다.
이는 역으로 골드만삭스가 최근의 사기 혐의 제소로 유로존에서 명성과 위상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골드만삭스가 라이벌 은행의 유럽 정부부문 담당 부서에 '이례적'으로 서한을 보냈다"며 "왜 이런 조치가 필요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골드만삭스가 유럽 각국의 정부독점 사업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서한에서 골드만삭스는 "SEC의 제소 내용은 법적 측면이나 사실 관계 측면에서 볼 때 모두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주요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정부 부문 사업(해외 기준)에서 1억4,600만 달러를 벌었을 정도로 유럽 각국 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은행은 경제 위기 이후에도 유럽 구제금융 은행의 지분 매각이나 정부의 국채 경매에 주요 파트너로 관계하며 높은 수수료 수입을 거둬 왔다.
그러나 지난주 SEC가 사기 혐의로 골드만삭스를 제소하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실제 영국에서는 총리 지시로 자체적인 특별 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독일 주립은행인 바이에른 란데스방크는 제소 이래 최초로 "골드만삭스와 파트너 관계를 정리했다"고 공식 밝히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채시장 관계자는 "영국과 독일이 현지 여론에 맞춰 비우호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골드만의 입지에 손실이 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번 사건은 '명성'의 문제"라며 "골드만이 방어해내지 못한다면 정부 부문 계약을 더 따내기는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