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최악 벗어났지만 불안 남아 안도랠리 이어질지 미지수

기술적 반등 1,200선이 고비…890선 저점 확인 가능성 커


악몽 같았던 10월 증시가 마무리됐다.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11월 증시는 최악에서 벗어났다는 기대감과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이 아니라는 불안감이 공존하고 있다. ‘국가 부도 가능성’이라는 극단적 공포에 빠져 있던 주식시장은 한미 통화 스와프를 비롯한 정부의 전방위 조치 이후 안도의 숨을 몰아 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앞으로 얼마나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안도랠리)를 이어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크다. 아직까지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한계 기업과 은행 부실 문제는 상황이 별반 호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큰 불길은 잡았지만 불은 여전히 타고 있다. ◇기술적 반등 1,200선이 고비=코스피지수는 지난 27일 892.16포인트로 저점을 찍은 후 31일 1,113.06포인트로 마감하며 작은 V자형 반등세를 보였다. 이 기간 동안 25%가량 올랐다. 추락속도가 빨랐던 만큼 반등도 가팔랐다. 많은 전문가들은 기술적 반등이 조금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주가가 급락한 후 유동성 공급에 따른 기술적 반등폭이 30~40%선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승 여지가 다소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표적인 유동성 랠리 기간인 1998년 1월과 2001년 1월ㆍ4월ㆍ9월의 평균 반등폭은 약 40% 수준이었다.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이번 랠리 역시 1,250선 안팎까지 반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의 개선이 아니라 돈을 쏟아 부으면서 반등이 일어났다”며 “현재 주식시장은 돈의 힘으로 밀고 올라가는 약세장 속 유동성 랠리”라고 평가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센터장도 “정부의 전방위 조치로 금융마비가 풀리면 1,300선까지 기술적 반등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주 대우증권 팀장은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작용이 나타나고 있지만 경기침체 부담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에서 1,250선 이상으로 기대치를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약세장 저점 확인 가능성 높아=27일 찍었던 890선이 이번 약세장의 저점인지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실물경기 침체가 주식시장에 제대로 반영된 뒤에 주식시장이 진짜 바닥을 드러내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에도 진바닥은 구제금융조치 직후가 아니라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확인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침체가 향후 주식시장에 반영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번 저점을 다시 찍고 내려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센터장은 “주가가 900선 이하로 내려간 것은 국가 부도 리스크 때문이었다”며 “전저점을 깨는 것은 국가의 모라토리엄 사태가 다시 오는 것으로 너무 극단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원기 KB투자증권 시장은 “온갖 악재가 나온 후에야 주가가 진짜 바닥을 확인하겠지만 그 수준이 900선 이하로 다시 내려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배율 1배가 1,119포인트다. 국가 부도 위험으로 인해 0.8배 수준인 890선까지 코스피지수가 추락했으나 우려가 줄어들면서 1배 수준으로 회복된 셈이다. ◇환율, 회사채 금리 관심=극단적인 리스크는 해소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환율 하락수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또한 국가 부도는 면했다 하더라도 한계 기업의 파산과 은행의 부실화 문제는 여전히 투자심리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 기업어음(CP) 금리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는데다 은행채와 회사채 금리도 꺾이지 않고 있다. 조 센터장은 “모든 제조업체의 리스크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은행의 채권 금리와 주식이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그만큼 한계 기업들의 도산 위험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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