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가 마주앉은 20일 한ㆍ영 정상테이블의 핵심이슈는 역시 북핵(北核)문제였다. 두 정상은 "북핵이 완전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돌이킬 수 없는)방법으로 폐기돼야 하며 문제를 푸는 해법은 경제봉쇄나 무력 동원보다 평화적인 수단이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청와대는 노대통령이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블레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북핵의 평화적 해결 합의 = 블레어 총리는 한ㆍ영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고이즈미 총리와 견해를 같이 했다.
블레어 총리의 이같은 대북노선은 노대통령과도 궁합이 잘 맞았다. 노대통령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는 일은 막아야 한다"며 평화적 해결 원칙을 강조했고 블레어총리는 여기에 동감했다.
두 정상은 그러나 만약 사태가 악화될 경우 `압력`을 행사할 지 여부에 대해서는 건드리지 않고 넘어갔다.
◇북핵다자회담 지지 = 북핵문제를 풀기위한 회담형식에 대해서는 두 정상간에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노대통령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조속히 회담을 열어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블레어 총리의 기조는 다자회담에 무게를 두고 있는 미국의 입장과 같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2001년에 평양에 대사관을 개설한 영국은 북핵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다자회담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경제협력 확대 = 두 정상이 경제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노대통령과 블레어 총리는 두 나라간 경제협력을 비롯한 교류협력 확대에 노력키로 약속했다. 블레어 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과 영국이 합작 설립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매장에 있는 삼성전자 전시장을 방문하는등 양국간 경제협력에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다.
<박동석 기자 everest@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