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파트 시야차단도 배상을"

대법 판결…'천공조망권' 인정으론 보기 어려워

조망권과 일조권뿐만 아니라 시야차단으로 인한 압박감(개방감의 상실)으로 인한 재산적 손해에 대해서도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같은 판결은 지난 99년 대법원 판결 이후 두번째로 이 판결 자체가 건설업계 등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천공 조망권’(하늘을 볼 수 있는 권리)을 인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다만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넓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법원 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은 김모씨 등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주민들이 아파트 시공사 등을 상대로 “일조권 침해와 조망침해 등으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다”며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시공사는 주민들에게 2억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수인한도(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는 일조장해나 시야차단으로 인한 압박감(개방감의 상실) 등으로 인한 생활이익의 침해로 발생한 재산적 손해를 산정할 때는 일조장해뿐만 아니라 개방감의 상실 등과 같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감소액도 평가돼야 한다”며 99년 대법원 판계를 인용했다. 대법원은 이어 “아파트 신축에 따른 일조침해로 원고들 소유 아파트의 시가가 하락한 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일조침해로 인한 시가하락액뿐만 아니라 개방감 상실로 인한 시가하락액을 아울러 고려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일조장해뿐만 아니라 시야차단으로 인한 압박감(개방감의 상실)으로 발생한 재산적 손해도 함께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로 풀이된다. 하지만 야간에 별을 보는 등의 하늘을 볼 수 있는 권리인 이른바 ‘천공 조망권’을 특별히 인정했다기보다는 개방감의 상실도 일조침해에 속한 피해의 하나로 유형으로 보고 이에 대한 배상판결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법원이 조망권과 일조권 등과 같이 새로운 개념의 ‘천공 조망권’을 인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개방감 상실도 일조장해처럼 재산적 손해를 가져오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항목으로 본 것으로 손배 책임 범위를 확대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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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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