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부터 실시될 예정인 퇴직연금제도로 인해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은 당초 예상과 달리 오는 2010년까지 연간 1조원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총 퇴직금 규모가 2005년 말 기준으로 88조원에 달하고 2010년까지 약 12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당장 증시 수급에 큰 힘이 되기는 힘들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의 안정적인 수요기반 확대에 기여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26일 삼성증권은 ‘퇴직연금제도 도입의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하고 “퇴직연금제도가 증시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2006년 이후 퇴직금 수혜대상 근로자 수, 전직종 평균 근속연수, 월평균 임금 등을 추정한 결과 2006년 총 퇴직금 규모는 9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08년엔 100조원을 넘어 2010년 119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중 주식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제로 전환되는 금액은 2006년 2조~5조원 규모이며 국내 투자환경상 개인자산 중 주식투자비중이 6%에 불과한 점과 퇴직연금 운용시 주식편입비중 제한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 증시에 새로 들어오는 자금은 2006년 3,000억~8,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삼성증권은 내다봤다. 또 2010년까지 연간 주식시장 신규 수요 역시 1조원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은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 근로자들은 퇴직금을 최후의 자산으로 여기기 때문에 새로운 퇴직금 제도가 정착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퇴직연금에 대한 세제혜택이 구체화되지 않아 기업 측에서 굳이 제도를 변경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우도 퇴직연금제도를 정착시키는 데 30년의 시간이 걸렸다”면서 “퇴직연금의 주체가 되는 회사와 근로자에게 제도와 관련한 구체적인 교육과 사회 전반적인 홍보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퇴직연금 불입액에 대한 세제혜택 ▦퇴직연금 운용시 주식투자제한 완화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 등이 이뤄질 경우 퇴직연금제 도입으로 인한 주식투자 비중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