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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기준금리 인하와 주식가치

신경섭 삼정KPMG 재무자문 대표

지난 4일(현지시각)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0.15%에서 0.05%로 인하하고 중앙은행의 예치금리를 마이너스 0.1%에서 마이너스 0.2%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와 중앙은행 예치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춘 지 석 달 만에 또다시 금리를 낮춘 것이다.

기준금리가 제로 수준이 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주요 국가들의 단기 국채 금리는 이미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유로존 맹주인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네덜란드·오스트리아·핀란드·벨기에의 2년물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비(非)유로권 국가 중에서도 스위스의 2년물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며 이날 덴마크의 2년물 국채 금리도 새로 마이너스권에 진입했다.


유럽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신용평가사 주가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줬다. 세계 2위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주가가 4일(현지시간) 전거래일 대비 1.1% 오른 94.11달러를 기록, 사상최고가로 마감했다.

세계 최대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모기업인 맥그로힐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7% 오른 83.8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 발행 비용이 낮아질 것이고 이에 따라 채권 발행이 늘면 신용평가사의 매출도 늘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기업 및 기업이 발행한 주식의 가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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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입장에서는 회사채를 발행할 때 금리 기준이 되는 국채 금리가 낮아지면 회사채 발행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주식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주식가치 평가 방법인 이익접근법의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이익접근법은 회사의 사업계획 등을 통해 미래 창출 가능한 잉여 현금흐름을 추정한 뒤 이를 현재가치로 할인해 현재 시점의 주식가격을 산정해보는 방법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변수는 미래 현금흐름과 할인율이다. 예를 들어 미래에 동일한 현금흐름이 기대되더라도 할인율이 낮아지면 현재가치는 높아지며 반대로 할인율이 높아지면 현재가치는 낮아진다.

할인율은 일반적으로 자기자본비용과 타인자본비용을 가중 평균한 값을 적용하고 있는데 타인자본비용은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경우 고려되는 수익률을 의미한다. 기준금리 인하는 타인자본비용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얻는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기업들의 전망이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할인율을 낮춰 기업가치 및 주식가치를 간접적으로 상승시키는 효과 또한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주식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에 기인한다고 판단해 기업들의 수익 전망 자체가 보수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

투자자는 기업 자체의 수익성 및 성장성 등을 일차적으로 고려하되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는 외부 거시 지표, 특히 금리 등의 변동이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투자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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