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를 기록, 전달보다 0.5%포인트 낮아지며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지난해 1월에는 춘제가 들어 있어 각종 제품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표면적인 안정세와 달리 실질적으로는 물가가 적지 않게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야채값은 12.7%, 돼지고기는 5.2% 오르는 등 일부 품목에서 물가불안 양상을 보였다. 딩슈앙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1월 물가상승률 데이터는 지난해와 올해 춘제 시기가 달라 왜곡될 수 있다"며 "(추후의) 위험성을 염두에 두고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2월에 춘제 수요가 몰려 물가 안정세가 위협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야오웨이 소시에테제너랄 이코노미스트는 "근본적인 인플레이션 추세는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식료품 가격을 보면 매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물가상승 압박이 돌아오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1월 수출입은 지난해 12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월 춘제가 끼여 있어 올해는 조업일수가 늘어나는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하지만 중국경제의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1월 수입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돈 점은 중국의 내수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UBS증권 홍콩의 중국 부문 이코노미스트인 타오왕은 "수입 증가율이 두드러졌다는 것은 두 가지를 반영한다"며 "우선 중국 내 수요, 특히 투자수요가 무척 강하고 기업들이 올해 춘제와 3~4월 피크시즌을 앞두고 재고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내수소비를 중심으로 중국의 경기회복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은 셈이다.
전날 중국 인민은행도 2012년 4ㆍ4분기 통화정책집행 보고서에서 세계적 양적완화와 내수경기 회복으로 CPI가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은행은 "성장동력이 여전이 강하게 작동하면서 경제가 안정적이고 빠르게 성장하겠지만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물가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경기는 회복되면서 중국 정부가 올 하반기 출구전략을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 경제참고보는 "올해 중국의 통화정책은 상반기에는 완화정책을 유지하다 하반기에 긴축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경제가 아직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달의 수치만 가지고 중국경기 회복세를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7.8%로 1999년 이후 최저치이다.
바클레이스증권(홍콩) 이코노미스트인 장지안은 "중국의 성장 회복세는 여전히 궤도에 올라 있다"면서도 "우리는 새 정부가 출범하는 3월 이전에 경제 모멘텀에서 어떤 중대한 확대도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