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준금리 인상시 자산 버블 붕괴 가능성

■美 양적완화 축소와 韓 통화정책 방향 세미나

금리 정상화 성공확률 美보다 낮아 … 사전 대응 필요

소비·설비투자 회복세 약해 올성장률 3.5% 그칠수도

이주열(오른쪽 두번재)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한국금융연구원 정책세미나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 /권욱기자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자산 버블이 붕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한국 통화정책의 방향' 정책 세미나에서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버블 붕괴를 겪게 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버블을 교정한 미국·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버블이 오히려 악화(증가)된 상황에서 이주열 신임 한국은행 총재 재임 중 금리 정상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한은 총재가 무리 없이 금리 인상에 성공할 가능성이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이 금리 정상화에 성공할 확률보다 낮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그렇기 때문에 치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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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이 전년 대비 0.3%로 반토막 나고 세월호 참사로 2·4분기 전망도 여의치 않은 가운데 이날 세미나에서도 내수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이 총재는 "오랜 기간 수출과 내수 간 균형성장 필요성이 인식돼왔음에도 최근 불균형이 더욱 심화해 대외 취약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실물과 금융 부문 간 불균형도 심화해 앞으로 한국경제가 신흥국과의 차별성을 유지할지 자신할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내수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미약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3.5%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정책 연구실장은 "내수 회복세가 미약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경제전망기관의 예상치 중 가장 낮은 것이다. 한은과 금융연구원은 올 성장률 예상치를 4%로 잡고 있으며 투자은행(IB) 평균 예상치는 3.8%,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7%, 국제통화기금(IMF)은 3.7%다.

변 연구실장은 "민간소비 회복세가 여전히 부족하고 설비투자 회복세 역시 미진해 민간 부문에서 회복세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간소비가 가계부채 디레버리징 과정을 거치며 약화되고 설비투자도 노동시장을 둘러싼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 정치적 문제에 영향을 받아 성장이 제약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월호 사태 여파로 정부정책이 추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정책 당국의 접근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덕용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예전에는 모두의 예상을 깨는 정책이 시장에 효과를 발휘한다고 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며 "이제는 경제주체들의 영향력이 커졌다. 이들이 미리 예견하고 리스크를 줄이도록 정책 당국의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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