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국내 주류시장은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위축으로 값싼 소주와 고급위스키의 판매량은 늘어난 반면, 맥주와 중급 위스키의 판매량은 감소세를 보였다. 이른바 술시장의 중산층이 감소하는 IMF형 소비구조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지난 5월 법정관리이후에도 오히려 판매량이 증가, 소주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진로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주시장 참이슬 아성 유지=소주시장은 특별한 시장변화나 신제품 출시 없이 진로 참이슬의 시장석권과 영남지역 소주 제조사들의 자도시장 지키기가 이어졌다. 진로는 `참이슬`의 인기에 힘입어 10월까지 전년비 7.2% 증가한 4,336만6,000상자의 소주를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도 54.4%로 창사이래 최고의 점유율을 유지했으며 특히 수도권 시장에서는 92.3%로 사실상 시장을 석권했다. 진로는 올 5월 법정관리 이후에도 오히려 판매량이 증가해 소주사상 최고의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기도 했다.
한편 법정관리중인 진로의 미래를 좌우할 회사정리계획안들이 최근 법원에 제출됐지만 골드만삭스
▲대한전선등 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돼 정리계획을 둘러싼 갈등이 내년 상반기까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어째튼 진로의 자체 회생인가 제3자 매각인가는 이제 법원의 최종판정에 달렸다.
◇위스키 시장 17년산 전쟁=17년 이상의 슈퍼 프리미엄급 위스키 판매량은 전체 위스키 시장의 20.9%를 차지, 고급위스키시장을 놓고 위스키업계가 진검승부에 돌입했다. 디아지오 코리아는 `윈저 17`의 제품가격을 지난 8월 11.5% 인상했으며, 11월에는 난에이징(연산 미표시) 제품인 `윈저 리미티드`를 출시해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진로발렌타인스도 지난 11일 450ML 병을 채택한 임페리얼 17년산을 출시, 연말 특수를 앞두고 치열한 슈퍼프리미엄급 판촉전에 뛰어들었다.
◇건강지향 저도주 선호추세 지속=올 한해 전통주(대중약주) 시장규모는 지난해 2,100억원보다 20%가량 늘어난 2,5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국순당의 백세주를 비롯해 배상면주가의 산사춘, 진로 천국 등을 중심으로 저알콜 음주문화의 확산과 함께 시장선점 경쟁은 더욱 가열됐다. 또한 다양한 음주문화 확산과 여성 및 젊은 층의 음주인구가 늘어나면서 와인의 소비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맥주시장 페트병 맥주 출시=하이트 맥주와 OB맥주는 판매량이 각각 2.3%, 4.5% 감소했다. 특히 양사의 시장경쟁은 11월 페트병 맥주 출시를 계기로 본격화했다. 1600ML `하이트 피쳐`와 `OB Q-pack`은 야외 나들이용으로 적합해 주5일제 근무제 확산에 다른 수요가 증가에 대비, 때아닌 겨울 판촉전과 광고전으로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양정록기자 jry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