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금리 언제 올릴까” 더 관심

월가 사람들은 9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표현한 `상당한 기간(a considerable period)`이 언제까지를 의미하는지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이날 열린 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회의 직후 발표문에서 “걱정하던 디스인플레이션의 가능성은 제거됐지만, 인플레이션도 아주 낮은 상태”라고 규정하며, “현재의 적정 금융정책을 상당한 기간 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FRB 발표문을 놓고 뉴욕 월가 페드 워쳐들은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 현행 1%의 은행간 콜금리(연방기금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데 컨센서스를 형성했다. 하지만 경기 회복에 가속도가 붙을 경우 내년 봄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FRB는 지난 8월 이후 줄곧 `상당한 기간` 동안에 현행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문구를 삽입, 투자자를 안심시켜왔다. 하지만 많은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FRB 모임에서는 이 표현을 삭제 또는 다른 문구로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3ㆍ4분기 성장률이 19년만에 가장 빠른 8.2%를 기록하고, 생산성이 9%를 넘은 상황에서 FRB가 이 표현을 고집한 것은 언어적 의미 그대로 `상당기간` 1% 대의 저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즉 미 경제가 올 하반기들어 회복의 징후는 완연하지만, 경기가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현재 금리를 유지함으로써 힘을 실어준다는 의지를 강력히 시사했다. FRB은 이번에 세심하게 다듬은 언어를 사용, 금리 정책의 방향을 미세 조정하고 있음을 조심스럽게 표현했다. 지난번 두번의 FOMC에서 사용됐던 “예측가능한 미래에 나타날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라는 어구를 삭제했다. FRB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났고, 동시에 앞으로는 언젠가 나타날지 모르는 인플레이션을 경계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FRB는 표현 변화를 통해 “금리정책의 외형은 가만 두고 내용을 조금 바꿨다”는 해석이다.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는 것은 이번 경기 회복기에 과거와 달리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설비 과잉이 해소되지 않아 가격 상승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기업 수익 개선도 수요 확대보다 인원감축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는 물가상승률이 1~2%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FRB 회의의 또 다른 포인트는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미국 경제에 조심스런 견해를 피력했던 FRB는 “노동 생산성이 크게 증가, 생산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노동시장도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미국인들과 금융시장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나 뉴욕 금융시장에선 내년 언젠가에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데 초점이 맞춰져, 개장초 1만 포인트를 돌파했던 다우 지수는 하락하고, 국채(TB) 금리는 올랐다. 선물시장에선 내년 여름에 금리가 0.25% 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거래가 형성됐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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