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용인·김포 미분양 속속 팔려

치솟는 전셋값에 매매 전환 수요 늘어<br>금리인하·가격 할인 맞물려 급속 소진<br>모델하우스마다 인파 북적… 하루 평균 10건 이상 계약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경기도 용인시 신봉동에 사는 박모(37)씨는 이달 초 인근에 들어서는 미분양 아파트를 3억8,000만원에 구입하기로 하고 계약을 마쳤다. 박씨가 1억원가량의 대출을 끼고 집을 사기로 마음먹은 것은 치솟는 전셋값 때문이다. 지난해 계약할 때만 해도 살고 있는 84㎡형 아파트의 전세금이 2억4,000만원이었으나 최근 2억7,000만원까지 올랐다. 매매가 3억9,000만원선의 70%가 넘는 가격이다. 박씨는 "전셋값이 계속 오르면 내년 재계약 때 수천만원을 빚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를지는 모르겠지만 더 내릴 것 같지도 않아 취득세 감면 혜택이 있을 때 집을 장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치솟는 전셋값 때문에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자가 늘면서 수도권 지역의 미분양 아파트가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재계약 때마다 빚을 얻어 수천만원씩 보증금을 올려주느니 차라리 집을 사고 말겠다는 세입자들의 움직임과 미분양 해소를 위해 가격할인, 중도금 무이자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고 있는 건설사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금리인하, 취득세 감면 등 정부의 대책까지 맞물리면서 미분양이 빠른 속도로 소진되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용인ㆍ김포ㆍ고양 등 수도권의 대표적 미분양 아파트 적체지역에서 이달 들어 모델하우스마다 많게는 하루 평균 10건 이상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8ㆍ28 전월세대책이 발표된 후부터는 전화문의가 쇄도하고 모델하우스를 찾는 방문객의 발길도 눈에 띄게 늘었다.

GS건설이 지난 6월 용인 수지에서 분양한 '광교산자이'는 7월 한달 모델하우스 방문객이 1,500여명에 상담은 100여건에 불과했지만 대책이 발표된 8월에는 방문객이 5,300여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었고 상담건수도 2,251건으로 폭증했다. 당연히 계약건수도 크게 증가해 8월 200건에서 9월 들어 열흘간 100여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김보인 분양소장은 "용인 수지의 경우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서면서 매매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부쩍 늘었다"며 "9월 들어 하루 평균 10건 이상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지역에서 용인에 이어 두 번째로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 김포에도 매매수요가 살아나면서 온기가 퍼지고 있다. 삼성물산이 짓고 있는 '래미안 한강신도시 2차'는 지난달 11가구가 팔렸지만 이달 들어서는 벌써 14건의 계약이 이뤄졌다.


지난달 기준으로 2,764가구의 미분양 아파트가 적체돼 있는 고양시 역시 전세가율이 높은 덕양구를 중심으로 매매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7월 분양한 '삼송 2차 아이파크'의 경우 이달 들어 매주 15건 이상의 계약이 이뤄지고 있고 지난주 말에는 500~600명의 방문객이 모델하우스를 찾아 상담을 하고 있다.

관련기사



동탄2신도시에서도 취득세ㆍ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으려는 수요자들이 주택구입에 나서면서 중대형 미분양도 속속 소진되고 있다. 중대형으로 이뤄진 '롯데캐슬 알바트로스'는 8ㆍ28대책 발표 후 하루에 5~6건씩 계약이 이뤄져 9월 들어서만 50여가구가 팔렸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에 따른 매매전환 수요 증가, 취득세ㆍ양도세 감면 등 세제지원, 건설사의 분양가 인하와 금융지원 등을 미분양 아파트 판매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꼽는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전세난과 세제혜택ㆍ금융지원 등이 맞물리면서 입지가 괜찮고 분양가가 저렴한 단지를 중심으로 기존 미분양 아파트가 빠르게 처분되고 있다"며 "특히 입주가 빠르다는 장점도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느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도 "최근의 미분양 아파트 판매호조는 전세매물이 워낙 귀해진데다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조금씩 생겨나면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라며 "정기국회에서 양도세 중과 폐지와 취득세 영구인하 등 법안이 통과되면 분위기가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성행경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