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日 전범기업’ 국내진출 첫 제동

미쓰비시ㆍ히타치 대상…시민단체, 국내 계약업체 통해 ‘피해자 지원’ 압박


일제 식민지 시기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일본 전범기업의 국내 진출에 대해 시민단체 등이 처음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실과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지난달 16일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히타치와 계약을 한동서발전에 도덕적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고 1일 밝혔다. 특히 동서발전에 발주자의 지위를 활용해 두 기업에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지원의 당위성을 설득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동서발전은 국제입찰을 통해 충남 당진의 당진화력발전소 9ㆍ10호기 건설에 필요한 보일러와 터빈, 발전기 등의 기자재 제작사로 일본 전범기업 2곳을 선정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일제 식민지 시기 조선인 소녀들을 근로정신대로 끌고가 노역에 투입하는 등 강제동원 인원(3,355명)이 가장 많은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두 기업은 여야 의원 17명이 지난 9월 발표한 136개 전범기업에도 포함돼 있다. 동서발전 측은 이 의원과 시민단체의 요구에 따라 ▦ 2차 세계대전 후 독일 전체 산업계가 전후 보상에 동참한 전례 제시 ▦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한국 사회의 비판 여론 설명 ▦ 품질 등 협의 과정에서 사업 책임자에게 지속적인 지원 방안 요구 등의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동서발전 측은 첫 조치로 지난달 29일 두 업체의 국내 책임자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강제동원 피해자 보상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조처를 해 한일 관계에 새로운 출발점을 부여하는 데 일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명수 의원은 “이번 사례는 전범기업이 강제동원 문제를 외면하면 한국에 발을 내딛기 어렵다는 교훈을 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지난 8월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세계무역기구(WTO) 정부 조달협정상 개방대상 공공기관이 아닌 중앙부처 7곳과 전국 기초자치단체, 263개 공공기관 등에서 전범기업의 입찰 자격을 제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사진 ; 미쓰비시의 탄광이 있었던 규슈 나가사키 인근 하시마(端島). 축구장 두 개 크기다. 섬의 모양이 마치 군함처럼 생겨 ‘군함도’로도 불린 이곳의 탄광에서 식민지 시기 100여명의 한국인 징용자들이 혹사당해 사망했다고 한다. /서울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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