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급한 도덕성 회복 운동

해가 바뀌고 벌써 석 달이 되어가건만 나라가 시끄럽고 어지럽기는 지난해와 다름없다. 경제난은 언제 호전될지 기약이 없고, 정치판은 갈수록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막을 수는 없다. 가는 세월을 잡을 수도 없고, 오는 세월을 막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태초부터 시간은 그렇게 흘러왔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쉬지 않고 흘러갈 것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도 변한다. 비단 세대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바뀐다. 세월이 흐르고, 사람이 바뀌고,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인간들의 사고방식까지 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문제는 그 변화가 갈수록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장 우리 주변을 둘러보라. 전에는 없던 부도덕한 현상이 숱하게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미풍양속은 날이 갈수록 사라져버리고, 윤리도덕은 실종된 지 오래며, 온갖 부정과 불의와 패륜이 난무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은 단순한 시대의 변화나 세대간의 갈등 때문이 아니다. 세월이 아무리 흐르고 세태가 변한다 해도 인간의 기본적인 도덕적 가치기준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라면 대다수 젊은이는 그 무슨 `인간 골동품`이라도 보는 듯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어찌하여 나라의 내일을 짊어지고 갈 많은 젊은이의 마음을 이토록 병들게 했을까. 어쩌다가 우리 젊은이들이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현대인의 가치관 자체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탄스럽기 그지없는 현상이 빚어진 가장 큰 원인으로는 교육의 황폐화를 가장 먼저 꼽을 수밖에 없다. 가정교육도 있으나마나 했지만, 학교교육이 `인간`을 만들기보다는 오로지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시험기계`만 양산한 탓이다. 그런 까닭에 한문은커녕 한글 맞춤법도 제대로 모르고, 제 조상의 역사도 제대로 모르는 무식한 후세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조부모는커녕 부모의 생신이나 제삿날은 몰라도 연예인들의 이름은 잘도 기억하고 챙기는 것이 요즘 우리네 자식들의 기막힌 모습이다. 인터넷시대가 되자 세대간의 격차와 갈등도 빈부의 격차와 갈등만큼 심각해졌다. 이른바 `외계어`라는 말도 글도 아닌 것이 난무하고, `얼짱`이니 `몸짱`이니 하는 `짱타령`이 마침내는 `강짱`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이 얼마나 황당무계한 현상인가. 아무리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는 하지만, 얼굴이 반반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죄까지 탕감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무분별한 외모지상주의가 우리 사회의 윤리도덕 파탄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반증이다. 부모에게 불효하고 형제간에 우애 없고, 자식 소중한 줄 모르고 아무렇게나 내다버리고, 돈 몇 푼에 앞뒤 가리지 않고 사람을 마구 죽이는 인면수심들이 횡행하니, 이 시대를 가리켜 불신시대렵鈞壕척酉비인간시대를 지나서 말법시대요 말세적 난세라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말법시대라도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중이 아니면서도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하는 사람이 있고, 신부나 목사가 아니면서도 빛과 소금 노릇을 자청하는 사람다운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불교에는 말법시대 다음에 미륵불이 출현해 용화세계를 연다는 사상이 있고, 기독교에서도 최후의 심판 다음에 구원의 새 세상이 온다는 계시록사상이 있다. 그것을 믿거나 말거나는 각자의 자유지만, 우리 모두 이 세상이, 우리나라가 더 나빠지는 것만은 막아야겠다. 이를 위해서는 도덕성을 회복하는 길밖에 없다. 지금 세상은 존경할만한 정치럭姸┠사회려쓩냅?지도자가 없는 난세요 말세다. 원로가 있어도 제 마음에 안 들면 오만방자하고 무례한 언사로 매도하고 모욕하기 일쑤다. 이 모두 역사의식이 부족한 탓이고, 교육이 잘못된 결과다. 따라서 그 무엇보다도 도덕성을 회복운동을 벌이고,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국가적 과제라 하겠다. <황원갑 (소설가ㆍ한국풍류사연구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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