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TR의 해양화 전략

우리나라 언론들이 최근 정치지도자들의 이름을 DJ, JP, YS 등 영문 이니셜로 표기하고 있다. 미국 정치지도자의 이름이 영문 이니셜로 언론에 회자된 것은 26대(1901~1909) 테오도르 루스벨트(TR)대통령인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세계는 바야흐로 미국의 독주시대, 즉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미국지배에 의한 세계평화)시대라 할 수 있다. 영어라기보다는 미국어는 세계의 표준말이며, 세계경제의 화폐척도는 달러로 환산된다.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으로 이르는 길은 세계로 가는 길이다. 누가 20세기를 미국의 세기로 준비했는가.카이로스적 관점에서 볼 때 TR는 강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서 해양화 전략을 국가경영의 중심화두로 삼았다는 점이다. 대양해군의 건설, 해외 해군기지의 획득, 하와이 왕국의 병탄, 파나마 운하의 건설 등이다. 이 중 파나마 건설은 당시까지 대서양과 태평양으로 양분되었던 미국의 해양력을 하나로 연동시켜 유럽문명권과 동양문명권을 접목시킨 역사적인 해양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파나마 운하 독점운영권과 관련되어 콜럼비아로부터 파나마를 독립시키는 외교전략이 있었고 대대적 토목건설을 통해 문명기술은 발전되었다.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비한 세계 각국의 열기는 금년부터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뉴질랜드를 비롯한 남태평양의 크고 작은 섬국가들은 새로운 천년의 첫 해돋이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있고 키리바스 같은 섬나라는 자오선까지도 변경하고 있다. 그러나 크로노스적인 새로운 천년의 첫 해돋이 관광보다 중요한 것은 적어도 21세기에 대비한 카이로스적 국가경영전략 마련이다. 백년전 우리의 조선 26대 고종이 쇄국정책을 추진할 때 미국의 TR는 20세기를 미국의 세기로 만든 해양화 전략을 추진했다. 다시 한번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홍승용 해양수산개발원장]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