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美대규모 국채 발행 '달러 끌어모으기'

한국등 이머징마켓 고사 위기<br>엔캐리 자금도 유출 가능성 '설상가상'


미국이 대규모 국채발행을 통해 달러를 끌어 모으기 시작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마켓이 달러 부족으로 고사위기에 처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나라는 일본의 3월 결산을 앞두고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유출 가능성이 농후해 달러 유동성 위험수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1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 유럽이 올해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해의 약 3배인 3조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며 이 가운데 약 5,000억달러를 1ㆍ4분기 중 발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경우 전세계 달러 투자자금의 미국 쏠림현상이 심화돼 가뜩이나 달러 부족으로 고통을 받는 이머징마켓에서 투자자금 유출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아일랜드ㆍ체코ㆍ폴란드 등에서는 달러 유출이 진행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신규 달러표시 채권발행이 사실상 끊긴 채 단기외채 상환 압박이 커지고 있다. FT는 금융 전문가들의 전망을 통해 “현재는 국제금리가 비교적 안정돼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 등 선진국들의 국채발행이 본격화되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장기채권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머징마켓의 달러 기근에는 미국 금융기관들의 헤지펀드에 대한 대출축소도 가세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증권중개업체(brokerage)들이 금융위기에 내성이 강한 헤지펀드와 그렇지 않은 헤지펀드를 구분,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전면 축소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들 헤지펀드는 이머징마켓 투자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이머징마켓 주식 및 채권시장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어려움에 빠진 헤지펀드들이 자산을 대거 내다 팔면 단기적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이 계속되고 특히 신흥국 시장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3월 결산을 앞둔 일본도 갈수록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 압박 강도를 키우고 있다. 일본은 특히 2차대전 이후 사상 최악의 불경기를 타개하기 위해 총 15조2,000억엔에 달하는 가계저축을 끌어내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어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저금리를 활용해 해외로 빠져나간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국채발행을 확대해 달러를 긁어가기 시작했다“며 “국제금융시장의 달러 고갈은 이머징마켓의 유동성 경색으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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