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의료계 달래려 전국민에게 부담 안길 것인가

정부가 의료수가를 만지작거리는 모양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미 수차례 인상방안을 밝혔다. 우리는 현 상황에서 의료수가 인상에 반대한다. 의사들의 총파업을 막고자 의료수가를 올린다면 부유한 1%를 위해 99%의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꼴이다.


물론 조정요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의료수가는 2007년 이후 7년 동안 동결돼왔기에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인상요인이 없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의료수가를 올리려면 재원인 건강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국민들의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흑자가 쌓여가는 건강보험재정을 의료수가 인상에 돌리려는 시도 역시 마찬가지다. 4대 중중질환 치료 등 쓸 곳이 많은데다 건강보험재정 자체가 국민들이 낸 건강보험료로 적립된 것이어서 결국 국민부담 증가로 귀착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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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국민들은 해마다 오르는 건강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면서도 막상 아플 때 병원을 찾으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 많아 추가로 병원비를 부담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가 의료수가를 조정한다면 온국민이 반대하는 의료파업에 사실상 굴복하는 것과 같다. 겉으로는 엄정대처를 내세우면서도 의사집단에는 약하다면 어느 국민이 좋아라할까. 강경대응으로 일관했던 철도노조 파업 때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강자가 많은 편인 의사집단에 유독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국민부담까지 가중시킨다면 정부에 대한 신뢰 추락은 물론 사회적 갈등과 혼란까지 야기할 수 있다. 의사들의 주장대로 의료수가가 낮아 문을 닫을 지경인 동네병원이 많다면 국민들의 동의가 우선돼야 한다. 의료수가 인상이 국민적 동의를 얻더라도 총파업 으름장과는 별도로 처리해야 마땅하다. 예고한 파업시기가 지난 뒤 설문조사와 공청회 같은 사회적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는 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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