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北, 이집트ㆍ리비아 민주화 시위 소식 차단 비상

유ㆍ무선전화 차단, 대학생 감시 등 대폭 강화<br>양강도선 "눈 크게 뜨고 세상 보라" 삐라 등장

열린북한방송은 25일 양강도 혜산시 연풍동과 인근 지역에 지난 24일 새벽 이집트 민주화 시위 사실을 알리고, 국제적으로 독재정권을 몰아내기 위한 운동이 전개되고 있으니 북한 주민들도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보라는 내용이 담긴 삐라가 대량으로 뿌려졌다고 전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집트ㆍ리비아 등지의 민주화 소식이 북한 주민들에게도 속속 전해지자 북한 당국이 중국 접경지역 등의 휴대전화는 물론 집전화까지 차단하고, 대학ㆍ장마당(시장)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혜산시 소식통은 “삐라가 북한 내부 세력의 협조하에 중국에서 제작ㆍ반입된 것 같다. 당국이 사건 수습을 위해 인민보안부(경찰), 국가안전보위부(비밀경찰), 검찰소 등을 총동원하고 있다. 삐라를 주은 사람들을 보위부로 불러 삐라를 소각하고 그 내용에 대해 일체 비밀에 붙일 것을 지시하는 등 사태 수습에 혈안이 돼 있다. 보위부는 북한내 세력을 조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RFA에 따르면, 함경북도 회령시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통신장비 과부하를 구실로 휴대전화는 물론 간부들을 제외한 일반인들의 집 전화도 당분간 차단한다는 방침"이라며 "장사를 막거나 물건을 압수하는 일은 없지만 장마당(시장)에도 보안원(경찰)과 경무관(헌병)이 쫙 깔렸다"고 말했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대학생 소식통도 "아프리카와 중동의 나라들에서 연쇄적인 주민폭동이 일어나 정권이 뒤집히고 있다는 소식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각 대학마다 1명씩이던 보위지도원을 4명씩으로 늘리고 도 보안국에서 대학담당 보안원들을 새로 배치, 대학에서 자체 진행하던 기숙사 점검에도 참여하는 등 대학생들의 활동을 일일이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강도에 중동 민주화 시위 소식이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2일, 평양에 있는 친척들과 집ㆍ휴대전화 연계를 가진 주민들을 통해서다. 리비아에 간호사나 건설인력으로 나가있는 북한 주민들의 대부분이 노동당 외교부와 내각 산하 육해운총국 간부들의 친척이거나 연줄이 있는 사람들인데 그들을 통해 평양에 현지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방에까지 급속히 확산됐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이 관련 정보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다 가혹한 연좌제로 주민들을 잔인하게 탄압해왔고, 주민들을 결속할 구심점이나 조직역량이 없어 이집트ㆍ리비아 등지의 민주화 시위가 북한에 당장 확산될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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