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2~4번 더 열려야 협력 분위기 조성될 듯
미국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너무 서두르는 바람에 무역정책 제안에 실패했다고 도미니크 스트로스-칸(사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3일 지적했다.
칸 총재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AFP와의 인터뷰에서 “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자던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며 “지난 12일 G20 정상회의는 중국에 위안화 절상 압력을 전혀 가하지 못한 채 모호한 성명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경제 위기가 몰아 닥쳤던 지난 2008년이나 2009년에 비해 국제 사회의 협력 분위기가 강하지 않은데도 미국이 너무 급하게 몰아붙였다”며 “경제 위기가 전개되던 시점에서는 국가간 단합 분위기가 연출됐고 각 국이 같이 행동했지만, 회복 단계에 들어서는 감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칸 총재는 “논의 과정에서 때때로 충돌이 일어나는 건 사실은 건전한 과정”이라며 “미국은 앞으로도 계속 제안을 할 것이고 그것은 유용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계속해서 논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칸 총재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대해서는 양국 모두 나름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이해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대방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며 ‘맞받아치기식(tit-for-tat)’ 주장을 펼쳤다”며 “모든 국가가 자국보다 다른 국가가 더 많이 애를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핵심 성장 엔진을 수출보다 내수에 중점을 두는 (경제성장) 모델로 이동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당장 시행은 어렵겠지만 서둘러야 한다”며 “반면 선진국들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칸 총재는 “앞으로 G20 정상회의가 2~4번 더 열릴 때까지 국제사회 협력 분위기가 되살아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미국의 제안에 좌절을 가져온 국제 사회의 비협조적 분위기가 개선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