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움직임과 달러화 약세 영향으로 폭등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4.46달러, 10.2%나 오른 배럴당 47.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전자거래에서는 5달러도 넘게 오른 배럴당 49.12달러에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WTI는 이번 주에 17% 가량 상승했지만 지난 7월 배럴당 147달러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에서는 100달러 가량이나 떨어진 상태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4.91달러, 12% 오른 배럴당 47.1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 하락은 차킵 켈릴 OPEC 의장이 OPEC가 큰 폭의 감산을 시사한데다, 비OPEC 회원국인 세계 2위의 산유국 러시아도 OPEC의 감산에 동조할 것임을 밝히면서 석유 공급이 크게 감소할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다. 켈릴 의장은 이날 "OPEC가 다음 주(17일) 알제리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더욱 큰 폭의 감산에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세계 최대의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가 밝힌 하루 849만배럴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추정한 생산량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OPEC와 공조해 감산을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도 유가 급등에 기여했다. 메드베데프는 이날 우랄산맥 근처 쿠르건에서 "러시아가 경제를 방어하기 위해 주요 수출품인 에너지 보호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면서 "감산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기존의 기구(OPEC을 의미) 또는 새로운 기구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 달러화 가치가 달러를 빌리려는 수요의 감소를 반영해 7주 만에 최저치로 추락한 것도 유가를 상승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