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물거래소 개장] 시장성장 유동성확보가 열쇠

선물거래법에는 농·축·수산물과 에너지등 일반상품과 통화, 증권, 채권등 금융상품, 일반상품과 금융상품의 가격·이자율을 수치화한 지수를 선물거래 대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금융산업의 가장 핵심적인 조류인 「금융의 증권화 및 파생상품화」의 첨단에 선물거래소가 서있는 것이다. 선물거래소는 경제활동의 거의 모든 대상을 증권으로 만들거나 수치화해서 거래할 수 있다. ◇전망 지난 96년 증권거래소가 주가지수선물거래를 시작했을 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시장이 활성화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 것으로 예상했다. 파생상품이라는 금융분야가 낯설기 때문에 시장참가자가 극소수일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예측은 시장 개설 1년이 지나면서 완전히 빗나갔다. 현재 국내 주가지수선물·옵션시장은 세계 5위안에 드는 대형 시장으로 발전했다. 하루 거래량이 8만계약을 넘고 거래대금도 4조원을 넘어 주식 현물시장의 거래대금을 앞지른지 오래다. 지수선물이 가진 상품성과 현물시장의 성장을 감안하더라도 선물시장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와 참여가 얼마나 폭발적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선물거래소가 최초 상장한 CD금리선물, 달러선물·옵션, 금(金)선물도 지수선물과 마찬가지로 상품성이 매우 높다고 말한다. 첫날 가장 많은 거래를 기록했던 CD금리선물의 경우 100에서 CD금리를 뺀 가격을 지수화하므로써(CD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은 CD금리가 내려가는 것이므로) 거래편의성을 높이는등 시장참가자들을 유인하는 장치를 곳곳에 만들었다. 통화선물과 앞으로 상장될 국채금리선물등도 은행, 투신등 기관투자가들이 필수적으로 헤지해야할 상품이기 때문에 점차 유동성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동성 확보 문제 초창기 지수선물과 마찬가지로 현재 선물시장은 유동성 확보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투신, 연기금등은 관련 법률과 규정미비등으로 아직 선물시장에 본격 참여하지 않고 있다. 선물거래소를 서둘러 개장하면서 대용증권 활용을 할 수 없는 것도 대형 기관투자가들의 참여를 제한하는 요소다. 통화선물의 경우 은행들이 주요 참여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은 이미 선물환을 통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헤지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일부 선물회사들은 달러선물보다는 달러옵션 쪽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는 상품의 성격에 따라 선물회사가 전략적으로 마케팅을 하면 보다 많은 시장참가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11개의 선물회원사로는 시장확대가 단시일내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한다. 지수선물의 경우 증권사 지점망을 통해 개인투자가들을 흡수하므로써 유동성이 상당히 풍부해졌다. 결국 연기금등 신규 기관투자가들을 물색하거나 외국투자자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이 초기시장 정착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지수선물 이관문제가 있다. 선물거래법에서는 일체의 선물거래를 선물거래소가 담당하도록 돼 있다. 지수선물 이관 주장은 이같은 법적인 근거외에 선물거래소의 조기 활성화라는 명분도 있다. 지수선물처럼 인기있는 물건을 팔아야 거래가 많아지고 선물거래소도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가지수선물은 이미 증권거래소에서 거래하고 있고 시장도 상당히 안정화돼 있다. 증권사를 선물거래소 회원으로 받아들일 것이냐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막강한 영업력을 가진 증권사가 선물거래소 회원 또는 준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기존의 선물회사들이 고사할 가능성도 있다. / 정명수 기자 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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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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