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떠나는 김진표 “균형재정 도그마서 벗어나야”

17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물러난 김진표 전 재정경제부장관은 이임사를 통해 균형재정의 도그마에서 벗어날 것을 충고했다. 김 전부총리는 11일 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취임후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북핵과 이라크전쟁ㆍ사스 등 7고(苦)의 위기상황이었다”고 회고한 뒤 “지난 1년동안 아쉬웠던 점이 2가지 있는데 그 첫번째가 균형재정의 도그마에 빠져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지 못했던 것”이라고 술회했다. 1년 단위의 단기수지에만 급급하다 보면 정책실기(失機)의 잘못을 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7조5.000억원의 추경 예산을 편성했으며, 이도 모자라 새해 예산안에 대한 국회 통과과정에서 증액을 요청, 8,000억원을 늘렸다. 그는 지난해말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적자재정까지 감수하면서 팽창적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균형재정을 내세운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이었던 박봉흠 청와대 정책실장과 불협화음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 전부총리는 이어 “정치가 사회 갈등을 증폭시켜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각계의 전문가들, 특히 경제관료가 이런 상황을 방관하지 말고 국회로 적극 진출해 갈등을 해소하고 에너지가 생산적인 방향으로 분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헌재 신임 부총리는 경륜과 지도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참여정부의 로드맵실천 등 남은 과제를 훌륭히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총리는 “후배 직원들에게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쳐다보지 말고 달을 보라는 뜻의 견월망지(見月望指)`를 명심하라고 당부하고 싶다”며 피상적인 경제 현상이 아닌 본질인 체감경제를 보기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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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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