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에 섰던 더스틴 존슨(31·미국)이 복귀 5개 대회 만에 특급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존슨은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트럼프내셔널도럴 블루몬스터 코스(파72·7,528야드)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캐딜락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그는 선두였던 J B 홈스(미국)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지난 2013년 11월 WGC 시리즈 HSBC챔피언스 이후 1년4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승수를 9승으로 늘렸다. 2008년부터 8년 연속 우승을 빠뜨리지 않은 그는 세계랭킹 16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 우승상금은 157만달러(약 17억3,000만원).
장타자 존슨은 지난해 7월 말 캐나다오픈 이후 돌연 선수생활 중단을 선언했다. 코카인 등 금지약물 복용 때문에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았다. 올 1월에는 약혼녀 폴리나 그레츠키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었고 지난달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으로 투어에 복귀했다.
6개월 전 "개인적인 발전을 위해 잠시 쉬겠다"고 했던 그는 이날 우승한 뒤 "나를 훌륭하게 만들어줄 뭔가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지금 그것을 보여줬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복귀 후 앞서 4개 대회에서 두 차례 컷오프됐지만 노던트러스트오픈 준우승 등 두 차례 톱5에 들었다.
전날까지 우승자는 홈스로 굳어진 듯했다. 까다로운 코스에서 5타 차 선두로 나선 터라 추격자 입장에서는 역전이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홈스가 4라운드에 나선 지 약 1시간 만에 6번홀까지 3개의 보기를 범하면서 세계 2위 버바 왓슨(미국), 존슨 등 '장타자 3파전' 양상으로 돌변했다. 7번홀까지 4타를 줄인 왓슨이 후반 보기 3개만 보탠 반면 존슨은 전반 1타, 후반 2타를 줄여 정상에 올랐다. 존슨은 특히 전날 홀인원을 기록한 4번홀(파3)에서 티 샷을 홀 바로 옆에 올려 첫 버디로 분위기를 바꿨고 파5인 8번홀과 10번홀에서 1타씩을 줄이는 등 장타와 정교함을 고루 보여줬다.
세계 1위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는 재미교포 케빈 나(32) 등과 함께 공동 9위(1언더파)에 올랐다. 지난주 혼다클래식 컷오프에 비해 결과는 좋았지만 이번 대회 나흘 동안 한 차례 언더파(2라운드 2언더파) 스코어를 내는 데 그쳤다(73-70-72-72). 배상문(29)은 6오버파 공동 46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