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법조] 예비법조인들 경력도 각양각색

「공인회계사, 청와대 경호실 경호원, 의사, 노동상담소장, 기자, 경찰관, 변리사, 교사….」지난 2일 제30기 사법연수원에 입학한 예비법조인 694명들 가운데는 이처럼 화려한 경력자들이 상당히 많다. 이들은 대부분 각자의 전분분야에서 활동하다 법률적 지식의 한계로 난관에 부딪히거나 자신들이 가진 자질을 펼치기 위해 법조인의 길을 선택했다. 이번에 입학한 예비법조인 중에는 전직 경찰관출신 5명, 공인회계사 5명, 행정부 공무원 4명, 변리사 3명, 기자 3명, 의사 2명, 간호사·교사·약사·방송인·영농후계자·대한상사중재원 직원 등 각 1명이 포함돼 있다. 한때 청와대 경호실에 근무했던 이경훈(35)씨는 95년까지 김영삼 전대통령의 경호를 담당했던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金전대통령의 유럽순방 경호와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경호를 담당하는 등 4년동안 늘 국가원수들의 안전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지난 95년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사법 100주년 기념식에 金전대통령을 따라 연수원을 방문해 꿈에 부푼 연수원생들을 보면서 오래 묶혀두었던 자신의 진로를 확인했다고 한다. 또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지난 96년 가정의학과 전문의자격을 취득한 노태헌(32)씨는 앞으로 판사의 길을 걷고 싶다고 했다. 그는 법관이 되고자 하는 이유를 자신이 알고 있는 의학지식을 올바르게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93년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해 치과의사 자격증을 가진 장연화(여·30)씨는 각종 의료분쟁에 대한 법률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을 깨닫고 연세대 법대에 편입학했다. 張씨는 앞으로 의료분쟁에 관한한 최고가 되겠다고 한다. 또 서울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J병원에서 2년간 간호사로 근무하기도 했던 손명숙(여·31)씨는 뒤늦게 중앙대 법대에 편입학한 후 사법시험에 도전, 합격의 영광을 차지한 케이스다. 약사였던 전순덕(여·37·서울대 약대졸업)씨는 남편이 예비판사로 근무하고 있어 앞으로 부부법조인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수원생중 공인회계사 출신은 이준근(33·연세대 경영학과졸)씨 등 4명. 李씨는 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근무해 온 경력의 소유자다. 권혁록(36·서울대 금속재료공과 졸업)씨는 S전자 특허팀에서 변리사로 일했다. 그는 앞으로 기술관련법분야와 벤처기업의 설립 및 기업활동에 관련된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하고 농장을 경영하던 김태욱(37)씨의 경력은 특이하다. 그는 93년 영농후계자까지 지정될 정도로 농장일에 몰두했다. 앞으로 환경분야에 전문가가 되겠다는게 그의 법조계 출발에 즈음한 변이다. 노동상담소를 운영하는 정회철(37)씨는 서울대 법대출신으로 암울했던 80년대의 아픔을 함께 하며 휴학과 복학을 거듭하며 노동운동에 투신했던 노동운동가. 그는 법조인이 돼서도 노동운동을 하며 품었던 열정으로 소외계층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애아동어린이집 원장인 나경선(여·33·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씨와 노점상·학원강사 등 안해본 일이 없는 김장홍(金長洪·44·중앙대 법대졸업)씨는 앞으로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좋은 일들을 하고 싶다고 했다.【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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