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조정국면 '경계신호'

미수금 2兆7,349억 '위험수위' 근접<BR>국제유가 강세·선물시장 위축도 악재<BR>"수급여건 좋아 주가 급락은 없을 것"







주식시장이 사흘연속 하락하면서 조정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 여만에 3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해 피로가 누적된 상태인데다 환율 급락하면서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이어가 당분간이나마 힘을 비축하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0일 코스피지수도 오전한때 한때 1,380대까지 떨어진 후 낙폭을 줄여 2.20포인트 빠진 1,394.09포인트로 마감했다. 하지만 주식형펀드로의 꾸준한 자금유입 등에 힘입어 기관의 매수여력이 여전히 높은데다 외국인의 매도세도 어느 정도 진정되고 있어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다만, 조정기간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조정이라는 의견과 2ㆍ4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네 가지 경계신호=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현 증시가 모두 4가지 측면에서 ‘경계경보’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했다. 우선 투기적 거래의 측정지표인 미수금이 2조7,349억원(9일 기준)으로 이틀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객예탁금 대비 미수금 비율이 20.18%에 달한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오현석 연구위원은 “시장의 규모가 커져 과거와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미수금의 증가는 투기적 거래가 성행한다는 의미”라며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은 이와 함께 바닥권 수준에서 정체된 선물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시장위험, 곧 주가 하락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또 국제유가가 배럴당 55달러선에서 상승반전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유가 상승은 곧 원가상승-인플레 압력-통화긴축 등으로 이어져 시장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올들어 선물 3월물의 시장베이시스의 흐름이 예년과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2004년, 2005년 1월의 경우 주식시장의 강세로 베이시스가 호전됐지만, 현재는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베이시스는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급격한 지수하락은 없다=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더라도 수급여건이 좋아 큰 폭의 지수하락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주식형펀드 자금유입 등에 힘입어 기관의 매수여력이 풍부하고, 환율하락 국면에 대응한 외국인의 현물 매도자제 또는 매수전환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내수회복 등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도 지수하락을 방어할 요인으로 꼽힌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1,350~1,370선을 저점으로 기간조정 형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는 13일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도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SK증권은 “환율요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매입하고 있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며 “4분기 실적발표와 더불어 회사측에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다면 최소한 시장의 완충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필호 신흥증권 리서치팀장은 “환율요인이 부각되고 옵션만기 등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이 달 말로 예상한 조정국면이 앞당겨졌다”며 “시장이 그 동안 급등한 만큼, 조정국면도 다소 길어 빠르면 1분기, 늦으면 2분기까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세분출 종목 매도해야= 주식시장이 조정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개인들의 투자전략도 슬림화 및 차익실현 등으로 압축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상승종목의 슬림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확실한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으로 관심권을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도 “시장에서 종목별 차별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며 “시세분출 종목은 매도를 통해 수익을 확정하고, 시세분출 후 선조정을 받은 종목에 대해서는 매수타이밍을 포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수급기반이 탄탄한 기관선호 종목에 대해서는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오현석 연구위원은 “기관의 시장주도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올 초에도 기관매입 옐로칩의 경우 상당한 주가상승 탄력을 보여왔다”며 “개인투자자들은 기관 등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