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거리는 환율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 (외환시장 관계자)
정부가 18일 발표한 외환자유화 대책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썰렁’하다. 이미 예정됐던 대책인 만큼 롤러코스터 장세를 타는 현재 환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줄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외환수급 여건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높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과도한 외화유입을 자연스럽게 막고 해외 수요를 늘리는 등 시장 유동성을 키우는 데는 적절한 대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외환수급상황을 개선하거나 현재 환율장세를 뒤집을 만한 효과는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현재 환율 상황이 글로벌 달러 약세와 국내외 경제펀더멘털이 원인인 만큼 이를 개선할 만한 힘은 없다는 분석이다. 또 이번 대책들의 대부분이 과거 정부가 내건 일정표를 따른 것이어서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요인이 없는 것도 주된 이유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원ㆍ달러 선물의 해외상장이나 은행 포지션 확대 방안에 대해 “거래 활성화에 다소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시장 상황으로만 본다면 ‘생색내기’식 정책에 불과하다”고 비꼬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유동성이 약한 상황에서 해외 상장이 무슨 효과를 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정책이 수급여건 개선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황동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은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시장에서 수급안정을 이루겠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정책이 일관된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는 측면에서 시장기능의 회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상칠 국민은행 외화자금팀 과장은 “단기적으로 효과는 적더라도 수급개선 차원에서는 달러에 대한 수요를 높여줄 것으로 보여 기대가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