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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눈물 흘리는 한국·웃음 짓는 일본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해외주식파트장


현대차 주가의 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일에는 주가가 10% 이상 빠지며 14만원선을 내줬다. 현대차의 주가가 14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0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국내 대표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해 37% 하락했고 올 들어서도 현재까지 18% 내렸다. 반면 일본의 대표 자동차 기업인 토요타의 주가는 지난해 21% 상승했다. 연초 대비로는 13% 올랐다.

현대차 주가 급락의 원인은 지난달 자동차 판매의 부진이다. 그리고 판매 부진의 밑바탕에는 일본 엔화의 약세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및 부품 수출경합도는 0.782를 기록했다. 전 품목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수출경합도는 수출상품 구조의 유사성을 계량화해 특정시장에서 양국 간 경쟁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기업이 미국시장에서 일본 업체와 가장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분야가 자동차 및 부품 업종이라는 것이다. 엔화 약세의 악영향을 제일 많이 받고 있다는 뜻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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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는 반대로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 증시는 '승승장구'를 거듭하는 중이다. 그 중심에는 자동차 업종이 있다. 실제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약 18개월 동안 엔·달러와 닛케이지수의 상관관계는 0.92를 기록 중이며 엔·달러와 토요타 주가의 상관관계는 0.95를 나타내고 있다.

엔화 약세 현상은 기본적으로 '아베노믹스'에 기반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와도 연계돼 있고 더 나아가서 미국과 일본의 정치적 공조체제 역시 큰 몫을 하고 있다. 최근 헤지펀드들의 대규모 엔화 매도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들을 보면 미국 달러 강세를 바탕으로 한 엔화 약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투자자들의 선택은 한 가지다. 일본 증시에 투자하되, 엔화 약세와 관련해서는 헤지를 하는 것이다. 관심을 가질 만한 투자대상으로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일본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인 'DXJ'를 꼽을 수 있다. 대표적인 엔화 헤지 상품으로 꼽히는 DXJ의 올해 수익률은 22.9%로 닛케이지수 상승률인 17.7%보다 높다. 반면 또 다른 일본지수 추종 ETF인 'NKY'의 수익률은 14.9%에 그쳤다. NKY의 경우 엔화 변동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 현상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되는 환경에서 어느 상품에 투자하는 게 합리적인 것인지에 대한 해답은 명확하다.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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